'한국의 아마존' 꿈꿨지만...골목에 갇힌 유통업

입력 2018-03-3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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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보호 위해 규제 강화...신세계 '하남 온라인센터' 등 대형 신사업 곳곳서 차질

신세계와 롯데 등 대형 유통기업들이 추진하는 각종 신사업이 전국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유통업 규제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데다 지역주민과 정치권의 반발까지 극심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추진하려는 하남 온라인센터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좌초 위기에 처했다. 정 부회장은 앞서 28일 신세계그룹 상생 채용 박람회에서 올해 초 외국계 투자운용사로부터 유치한 1조 원을 들여 미국의 유통 공룡 아마존의 물류센터를 넘어서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하남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남 정치권과 지역주민들이 온라인센터 건립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차질이 예상된다. 오수봉 하남시장은 29일 “LH가 중요한 자족 시설을 하남시와 의견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신세계에 매각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주민들의 합의 없이는 어떠한 인허가 절차에도 협조할 수 없다”고 불허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은 “하남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단순한 물류센터가 아니라 그룹의 모든 온라인 관련 업무가 모이는 최첨단 온라인 스토어로 개발하려는 것으로, 앞으로 개발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지역사회의 의견도 수렴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반대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으면 앞서 구리 갈매지구에서처럼 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세계는 이미 구리 갈매지구 내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다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지난해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롯데그룹이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세우려는 상암 롯데몰 역시 지역 골목상권의 반발로 5년째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2013년 서울시로부터 1972억 원에 매입한 지하철 6호선 DMC역 인근 부지 2만644㎡는 공터로 비어 있다. 작년 말 롯데쇼핑이 지역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한 협의안을 서울시가 받아들여 착공 기대감이 커지는 듯했으나 망원시장상인회 측이 다시 이의를 제기해 난항을 겪고 있다.

유진기업은 정부가 ‘소상공인 상권 보호’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신규 사업이 3년 뒤로 미뤄졌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8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유진기업 산업용재 시장 진출을 심의하는 사업조정심의회를 열어 산업용재 마트 개장을 3년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더군다나 사업유예 권고는 이후 3년 더 연장될 수 있어 유진기업은 최대 6년간 산업용재 마트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아울러 사업조정안은 권고사항이지만 유진기업이 이행하지 않으면 중기부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에 따라 벌금 등을 부과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각종 유통 규제 발의에다 지역주민의 반발, 골목상권 살리기 등 유통업을 하기에 점점 더 어려운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며 “이렇게 옥죄기만 한다고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것은 아닐뿐더러 정부가 중점을 둔 일자리 창출도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하남에 세우려는 온라인센터 사업이 정치권과 지역주민 반발로 초기 단계부터 좌초 위기다. 정 부회장이 28일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하남에 세우려는 온라인센터 사업이 정치권과 지역주민 반발로 초기 단계부터 좌초 위기다. 정 부회장이 28일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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