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비자만 봉’ 되는 최저임금 인상

입력 2018-01-23 10:5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꽃들 산업2부 기자

“고객은 왕이 아니라, 이제 봉이지요. 식당 가기가 겁나네요.” “장바구니 물가가 너무 올라 물건 사기 힘드네요.”

 식당가에서, 대형할인점에서 만난 사람들의 하소연은 끝이 없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오르면서, 그 후폭풍은 인원 감축과 물가 인상으로 분출되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해 먹거리부터 생활필수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 연말 KFC가 치킨, 햄버거 등 2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9% 올렸고, 올초부터 죽 전문점 ‘죽 이야기’는 버섯야채죽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으며, 놀부부대찌개와 신선설농탕도 주요 메뉴 가격을 5.3∼14% 올렸다. 서민들이 많이 찾는 중국집, 분식점 음식값도 속속 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는 전년보다 2.4%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1.9%보다 높았는데, 올해는 인상폭이 더 가팔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먹거리뿐만 아니다. 현대리바트·시몬스 등의 가구제품, 샤넬 등 화장품 가격도 올해 들어 들어 속속 인상되고 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납품 및 하청 업체의 공급원가가 인상돼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제품 판매가격을 올리고 있다.

 물가 인상 파고가 거센데도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정부의 대책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뿐이다. “최저임금에 민감한 외식 등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체감물가에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소비자단체와 함께 편승 인상 방지를 위한 가격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게 대책 내용이다. 그런데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업체의 물가 인상 움직임은 멈출 줄 모른다. 지난해에도 원재료비 인상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무분별하게 가격을 올리다 소비자단체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던 업체들이 올 들어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무차별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최저임금에 따른 물가 인상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이에 대해 철저한 예상이나 대비를 하지 못한 정부는 무능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해가 바뀌어도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될 뿐이다. ‘소비자가 봉’이란 탄식이 절로 나온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린이날·어버이날 선물로 주목…'지역사랑상품권', 인기 비결은? [이슈크래커]
  • '2024 어린이날' 가볼만한 곳…놀이공원·페스티벌·박물관 이벤트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단독 금융권 PF 부실채권 1년 새 220% 폭증[부메랑된 부동산PF]
  • "하이브는 BTS 이용 증단하라"…단체 행동 나선 뿔난 아미 [포토로그]
  • "'밈코인 양성소'면 어때?" 잘나가는 솔라나 생태계…대중성·인프라 모두 잡는다 [블록렌즈]
  • 어린이날 연휴 날씨…야속한 비 예보
  • 2026학년도 대입 수시 비중 80%...“내신 비중↑, 정시 합격선 변동 생길수도”
  • 알몸김치·오줌맥주 이어 '수세미 월병' 유통…"중국산 먹거리 철저한 조사 필요"
  • 오늘의 상승종목

  • 05.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9,646,000
    • +0.38%
    • 이더리움
    • 4,414,000
    • +0.43%
    • 비트코인 캐시
    • 652,500
    • -1.44%
    • 리플
    • 746
    • -0.53%
    • 솔라나
    • 205,000
    • +0.15%
    • 에이다
    • 647
    • -2.27%
    • 이오스
    • 1,143
    • -1.97%
    • 트론
    • 172
    • -1.15%
    • 스텔라루멘
    • 156
    • -0.6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0,950
    • -2.26%
    • 체인링크
    • 20,090
    • +0.35%
    • 샌드박스
    • 629
    • -0.9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