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가격에 '비명'…추석 앞둔 밥상물가 '비상'

입력 2017-09-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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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4개 농산물 중 6개 제외 '고공행진'

(사진=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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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개월짜리 유아를 둔 주부 김모(30) 씨는 애호박 등 채소류를 사기 위해 인근마트를 찾았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기 이유식용으로 애호박을 사려했지만 평소보다 4배 넘는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뿐만 아니었다. 시금치와 배추, 양배추, 오이 등 사려던 장바구니 채소가 모두 올라 한숨만 연거푸 내쉬었다. 김 씨는 “간만에 장을 보려했지만 엄두가 나질 않는다. 아기가 먹을 이유식용이라 안 살 수도 없고 너무 올라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했다.

#. 결혼생활 2년차인 이모(35) 씨도 평소 남편이 좋아하는 ‘밥상’을 준비하려다 깜짝 놀랐다. 동네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했지만, 밥상물가가 너무 올라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추석 한가위’ 걱정이 더 앞섰다. 지난해 명절 때도 차례상 준비로 집안 간 마찰을 빚은 터라, 추석 성수품 생각에 벌써부터 한숨이 절로 났다. 이 씨는 “평소 남편이 좋아하는 골뱅이 무침을 준비하려 했지만 오이가격 등 채소가격이 너무 비쌌다”며 “명절 생각만 하면 한가위상 마련에 얼마씩 부담해야할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토로 했다.

서민물가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추석 민생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도 추석을 앞두고 비축물량 방출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물가 안정은 미지수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물가격정보(KAMIS) 등에 따르면 8월 28일 기준 주간 도매가격은 주요 24개 농산물 중 6개 품목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평년(5년간 최고·최소값 제외한 3년 평균)과 비교해 급등했다.

평년보다 내린 품목은 쌀(-21.3%), 당근(–12.4), 닭고기(-32.7%) 등에 불과했다. 평년보다 내린 시금치(-10.6%)의 경우는 전월보다 11.6% 오른 수준이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청상추(111.9%), 애호박(114.0%), 배추(83.9%), 감자(77.1%) 아오리 사과(65.2%), 양배추(64.3%), 무(56.2%) 등의 순이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도 5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오른 수준이다.

이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12.2%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 0.96%포인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채소 가격 상승이 22.5%로 가장 높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와 달걀 살충제 파문을 비롯해 폭염·폭우가 주된 상승요인이다.

정부는 재배면적·출하가능물량 증가, 수급 대책 등을 통해 물가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을 앞두고 주요 농축산물의 수급안정과 수급 물량을 조절키로 했다. 배추·무·사과·배(농산물),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축산물), 밤·대추(임산물) 등 추석 수요 품목에 대한 공급도 늘리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도 오는 4일부터 내달 3일까지 정부 비축 수산물 4956톤을 방출한다. 품목별 방출량은 오징어 198톤, 참조기 130톤, 명태 4233톤, 고등어 365톤, 삼치 30톤 등이다.

방출 물량은 전국 주요 전통시장에 우선 공급된다. 남은 물량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수협 바다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도매시장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방출 수산물의 품목별 권장 판매가격은 시중 가격보다 20∼33%가량 할인 판매된다.

정부 관계자는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반을 운영하고 추석 3주전부터 일일 수급 및 가격동향을 점검하고 관리할 것”이라며 “기상 호전 등 채소류 수급여건이 개선되면 향후 소비자물가의 상승세도 둔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유통 전문가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물가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단기적인 물가도 쉽게 잡힐지는 미지수”라며 “가계 삶의 질적 제고를 위해 체감물가 안정에도 주력해야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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