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보험금 900억대 소송’…법원 “무보, 기업은행에 223억 원 지급해야”

입력 2017-02-17 18:1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중소기업은행이 ‘모뉴엘 사태’로 입은 피해액 223억 원을 한국무역보험공사로부터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재판장 이수영 부장판사)는 17일 기업은행이 무보를 상대로 낸 수출신용보증금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무보에 청구한 8453만 달러(약 968억 원) 중 1954만 달러(약 223억 원)를 받는다.

재판부는 기업은행과 무보가 2010년 4월 모뉴엘에 대해 맺은 ‘수출신용보증(선적 후)’만 보험금 지급 대상으로 봤다. 수출신용보증은 담보가 없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중소ㆍ중견기업을 위한 연대보증제도다. 은행이 무보의 보증서를 담보로 환어음이나 선적서류를 사들여 수출자에게 대출해준다. 만약 만기일에 수입자한테서 돈을 못 받을 경우 수출자가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을 무보가 대신 지급한다. 기업은행은 2010년 4월 무보와 모뉴엘에 대해 수출신용보증 계약을 맺었다.

재판부는 수출신용보증의 경우 수출거래가 허위로 드러나도 보험계약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보험 약관상 ‘수출’이 실제 수출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고, 은행이 수출채권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신용보증사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청구 금액의 80% 가까이 되는 단기수출보험(EFF)금은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이 사건을 약관에서 정한 ‘보험사고’로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보험약관상 신용위험으로 인한 보험사고는 ‘보험계약자가 수출자로부터 비상환조건으로 수출채권을 매입한 뒤 수입자가 수출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해외수입업체는 모뉴엘이나 기업은행 측에 수출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보험사고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모뉴엘은 거래실적을 꾸며 해외수입업체에 대한 수출채권을 은행 측에 팔았다.

현재 EFF 관련 판결은 엇갈리고 있다. 앞서 법원은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이 낸 소송에서 은행 손을 들어줬다. 보험약관에서 정한 ‘수출’이 실제 수출을 의미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은행의 수출서류 심사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반면 수협 사건을 심리한 이 법원 민사21부(재판장 김영학 부장판사)는 “보험계약적용 대상에 허위 수출거래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무보의 손을 들어줬다.

전자제품업체 모뉴엘은 2014년 해외 수입업체와 함께 허위 수출자료를 만든 뒤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을 받아 하나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 국민은행, 수협 등 금융기관 10곳에서 거액을 대출받았다. 은행들은 모뉴엘의 수출 실적이 가짜로 드러나 수출채권을 결제하지 못하자 무보에 EFF 보험금을 청구했다. 무보 측이 ‘수출업체의 사기 대출은 지급 사유가 안 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자 하나ㆍ농협은행 등 6곳이 소송을 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또 담배…근무 중 자리 비움 몇 분까지 이해 가능한가요 [데이터클립]
  • 일본은행, 엔저에도 금리 동결…엔ㆍ달러 156엔 돌파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민희진 "하이브, 사람 이렇게 담그는구나…날 살린 건 뉴진스"
  • 연이은 악수에 '와르르' 무너진 황선홍호…정몽규 4선 연임 '빨간불'
  • [컬처콕] "뉴진스 아류" 저격 받은 아일릿, 낯 뜨거운 실력에도 차트 뚫은 이유
  • 하이브, '집안 싸움'에 주가 5% 급락…시총 4000억원 추가 증발
  • "KB금융, 홍콩 ELS 보상 비용 8630억…비용 제외 시 호실적"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949,000
    • -1.06%
    • 이더리움
    • 4,661,000
    • +3.14%
    • 비트코인 캐시
    • 680,500
    • -2.79%
    • 리플
    • 745
    • -1.97%
    • 솔라나
    • 202,200
    • -1.32%
    • 에이다
    • 668
    • -0.6%
    • 이오스
    • 1,170
    • -3.15%
    • 트론
    • 172
    • -1.15%
    • 스텔라루멘
    • 164
    • -0.6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350
    • +1.26%
    • 체인링크
    • 20,280
    • -3.98%
    • 샌드박스
    • 657
    • -1.0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