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 우리는 뭘 해야할까요” 강성범의 뼈아픈 질문 [오예린의 어퍼컷]

입력 2015-04-1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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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SBS ‘웃찾사’ 방송화면 캡처

이제 곧 세월호 참사 1주기다. 304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간 사건이 있던 지난해 나는 시청앞 분향소를 찾아갔다. 어쩌다 서울 한복판에 이 어린 아이들을 애도하는 노란리본이 넘쳐나게 된건지 애통할 뿐이었다. 움직이는 사람이 되지 못했던 나는 너무 부끄러운 사람이었고, 내 눈앞에 펼쳐진 이 광경들을 잊지 말고 부디 앞으로라도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노라 다짐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또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일 년 전 너나할 것 없이 노란 리본을 달고 잊지 않겠다고 외쳤던 우리 사회는 안타깝게도 변한 것이 없다. 참사 당시 모두가 희생자들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어느새 세월호의 문제는 정치문제로 불거져 한쪽에서는 진실규명을, 다른 한쪽에서는 피로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해결의 실마리는 커녕 유가족들의 고통을 조금도 치유해 주지 못한 채 1년이라는 시간을 그대로 흘려보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잠시나마 ‘안전’이 중요시 여겨졌지만 또 다시 우리는 방관하고 괜찮다고 생각하며 예전처럼 지내고 있다. 바쁜 삶 속에 휩쓸려 세월호 참사로 인한 분노도 슬픔도 안타까움도 모두 흐려졌다.

10일 전남 진도 팽목항 인근에서는 오드리 햅번의 아들 션 햅번과 그의 가족이 함께한 ‘세월호 기억의 숲’의 착공식이 열렸다. 션 햅번은 유니셰프 등을 후원했던 어머니의 뜻에 따라 세월호 사고자들을 기리고 가족들을 위로하고 싶다고 먼저 트리플래닛 측에 연락해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오늘 심는 은행나무를 시작으로 많은 분들이 숲 조성에 참여해주셨으면 한다. 이 숲은 세월호 사건으로 상처입은 모든 분들을 위한 숲이며, 온 국민이 서로를 위로하고 희생자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 라고 말했다.

또한 같은 날 한인 교포가 운영하는 미국 우표 제작대행사 ‘골든애플즈’는 세월호 참사 때 많은 학생을 살리고 숨진 고 최혜정 단원고 교사와 고 박지영 세월호 승무원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미국우표를 발행했다. 이 우표는 일반에 판매되지 않고 유가족들에게만 전달되지만 국내외 걸쳐 세월호 추모 우표가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12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코너 'LTE-A 뉴스‘에서 강성범은 “여러분 오는 목요일이 무슨날인지 아십니까.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진도에서는 세월호 기억의 숲이 만들어진다고 하네요. 누가 만드는지 아세요? 전설의 여배우 오드리 햅번 아들이 만든다고 하네요. 그럼 우리는 뭘 해야할까요”라고 마무리 멘트를 했다. 무엇을 할지 몰라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이었음을 느끼게 하는 말이었다.

분명 나는 바꾸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내 자신부터 바뀌겠다는 다짐조차 잊고 살았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끔이라도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떠올려주는 것. 남들이 하는 그 일마저도 우리는 하지 못했다. 이 날 강성범의 멘트는 아마도 나와 같은 많은 이들에게 뼈아픈 질문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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