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은 어떻게 방송가 ‘대세’가 됐나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4-12-0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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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삼시세끼' '냉장고를 부탁해' '쿡킹코리아' 포스터(tvN, JTBC, SBS)

‘먹방’은 방송가 신조어다. ‘먹는 방송’을 지칭하는 이 단어는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주요 소재로 활용됐다. 영화 ‘황해’ 하정우가 먹방의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지만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강호동 등 먹는 방송의 역사를 굳이 따지면 그 시작을 알기 어렵다. 따지고 보면 KBS 1TV ‘6시 내고향’, KBS 2TV ‘VJ 특공대’ 등 먹방을 내세운 프로그램의 역사는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단순히 음식을 소개하고,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먹방의 트렌드화가 진행됐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윤후,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추사랑의 경우처럼 인지도를 높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먹방이 활용되고 있다. 지극히 단편적이고 일상적인 먹는 모습에 대중은 열광하고 먹방이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정착하는 힘이 됐다. 과거 신비주의가 인기의 척도였던 연예계는 친근함, 꾸밈없는 매력 등을 보여준 스타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육아 예능으로 진화해 스타의 사생활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동질감을 형성한다. 그리고 먹방이 그 동질감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먹방의 성공은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카멜레온 같은 매력에 있다. 실제 성공한 작품에는 하나 같이 먹방 코드가 숨어있다. 당시 시대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 호평 받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고아라는 먹는 신만으로 이미지 변신의 시작을 알렸다. 전 세계 오지를 누비는 ‘정글의 법칙’의 하이라이트는 직접 사냥한 재료를 요리하고 먹는 장면이다. MBC ‘일밤’의 부활을 선도한 ‘진짜 사나이’에서는 ‘군대리아’ 등 군대 음식을 먹는 장면이 연일 화제를 모았다.

결국 방송가는 먹방의 확장을 시도했다. 바로 요리다. SBS는 10월 31일 연예인들과 유명 요리사들이 요리 대결을 펼치는 ‘쿡킹코리아’를 출범했다. JTBC 역시 지난 11월 17일 셰프와 요리 고수들로 구성된 여섯 명의 게스트들이 직접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스튜디오로 가지고 나와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요리를 만드는 ‘냉장고를 부탁해’를 제작했다. 나영석 PD는 tvN ‘삼시세끼’로 ‘꽃보다~’ 시리즈에 이은 요리 프로그램의 탄생을 알렸다. 앞서 케이블채널 올리브가 ‘마스터셰프 코리아’를 시즌3까지 방송해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들의 아류작 편성과 예능의 주류로 떠오른 JTBC, 나영석 PD의 도전이 먹방이 포맷 형성의 한 줄기로 정착했다는 점을 입증한다.

CNN은 한국의 먹방 열풍에 주목하며 “1인 가구의 증가, 과도한 다이어트 붐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스마트폰 인프라가 한국 먹방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 발전이 이뤄지고 웰빙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욕구가 솟구치는 지금, 음식에 대한 수요는 양보다 질로 변화했다.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의 증가 속에 음식에 대한 관심과 집중은 집단이 아닌 개인의 욕구로 필요성을 가진다. 먹는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회 현상이다. 이 점이 먹방 트렌드의 방송가 장기 집권을 예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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