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학부모들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미안하다”

입력 2014-04-17 06:29 수정 2014-04-1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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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여객선 침몰사고 부상자들이 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구조자 명단을 확인하던 중 오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6일 전남 진도 해역에서 침몰한 세월호 소식에 수학여행을 떠나 보냈던 경기도 안산단원고등학교는 온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다.

오전 10시께. 2학년 학부모들은 사고소식을 듣고 학교로 몰려들었다. 교실과 강당에 설치된 TV 특보에서 한 시도 눈을 떼지 못한 채 근심스런 표정을 지었다.

단원고등학교 4층 강당에 마련된 상황실에는 400여명의 학부모와 가족 등이 학생들의 구조소식을 확인하고자 구조현황판을 보면서 발만 동동 굴렀다.

한 학부모는 “연락이 안되서 너무 떨린다”며 “상황을 확실히 알 수 없어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구조 현황판에 자녀의 이름이 형광펜으로 체크돼 연락이 된 학부모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확인하지 못한 일부 학부모들은 교무실 앞에 주저앉았다.

이희훈 교무과장은 “현장에서 소재 파악된 교사 2명이 구조된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으며, 학부모와 가족 등 300여명은 버스로 진도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7시께. 현장을 지킨 학부모 등 100여명은 실종된 인원 대부분이 배 안에 있다는 소식이 접하고서는 이곳 저곳에서는 울음이 터져나왔다. 학부모 이모씨(44)는 “어제 안개가 심해 출발하지 못할 것이라던 아이의 말이 귓가에서 맴돈다. 기어코 사고가 나서 이 사단이 났다. 제발 살아만 다오. 미안하다”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오후 7시20분께. 안산 고려대학교 병원에는 사고를 당한 정현진(16ㆍ여) 양이 전남대 엠뷸런스에 실려 긴급 후송됐다.

정양의 보호자는 “현진이가 골반 쪽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안다”며 “자세한 것은 현재 검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명조끼도 없이 친구 셋이서 손잡고 뛰어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5시30분께. 순차적으로 진도 실내체육관에 도착한 학부모 등 가족 300여명 가운데 일부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버스에서 내리면서 그자리에 주저 앉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구조자 명단을 확인하고 자녀의 이름이 없자 울음을 터뜨렸다. 실신하는 학부모도 속출했다. 자녀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데다 200명 가까이 실종된 상태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현장에서 사고 수습에 나선 전남도, 진도군, 해경, 군 등에 “구조됐는 게 맞느냐. 구조됐다면 언제 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당국 관계자들이 실종자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자 가족들은 분통을 터트리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동진 진도군수도 현장을 찾았지만 가족들의 항의와 고성에 쫓겨나듯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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