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하락 불구 최대주주 배당잔치 기업 '눈총'

입력 2010-02-05 10:16 수정 2010-02-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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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조남호·E1 구자열 회장 등 '주주우선정책' 내세워 수십억 배당

지난해 기업 실적이 대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배당을 통해 최대주주들의 배를 불리는 기업들이 많아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 기업들이 심각한 유동성 부족 문제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유보금으로 쌓아두기 보다는 현금배당을 통해 최대주주의 이익실현에 급급한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한진중공업홀딩스와 E1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9억원으로 전년대비 93.3%나 줄어들었다. 매출액은 209억원, 순이익은 73억원으로 각각 73%, 91%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주당 250원(시가배당율 2.09%)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이 홀딩스의 지분 1373만81주(46.50%)를 보유하고 있어 약 34억원이 넘는 배당액을 챙기게 되는 꼴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의 배당금총액이 65억2200만원으로 조남호 회장이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이 73억3100만원으로 거의 모든 수익금을 현금배당에 쏟아붓고 있다.

에너지업체 E1은 더욱 가관이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주당 1500원(시가배당률 2.3%)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것이다.

E1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69억5000만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72.4% 감소했다. 매출액은 4조3532억2600만원으로 10.9%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402억44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E1은 구자열 회장이 121만1860주(17.66%)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구 회장이 차지하는 배당금만 18억원을 넘어선다.

특히 구씨 오너일가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310만9680주(45.33%)로 배당금액이 무려 46억원에 달한다. 총 배당금액 73억원 가운데 50%가 넘는 금액이다.

이들의 현금배당 이유는 주주우선정책이라는 핑계다. 그러나 주주우선정책의 가장 큰 효과는 실적에 충실한 주가 상승이다.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서도 고배당을 유지하는 것은 결국 오너일가 배불리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비단 대기업 뿐만이 아니라 중소형 우량 기업들도 이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한 기업 중 현금배당을 결정한 기업으로는 KPX화인케미칼, 흥구석유가 있다.

양규모 KPX홀딩스 회장 등이 최대주주(59.56%)로 있는 KPX화인케미칼은 지난해 3169억17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대비 8.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65억1500만 원으로 32.9% 줄었다.

KPX화인케미칼이 결정한 현금배당 금액은 보통주 1주당 1000원으로 시가배당율은 1.7%이다.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만큼,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500원(시가배당율 1.47%)의 현금배당 보다는 늘어난 모습이다. 배당금총액은 38억원으로, 양규모 KPX홀딩스 회장과 지주사인 KPX홀딩스, 계열사 등의 지분율이 50%를 넘어 배당금의 절반을 챙기게 됐다.

코스닥 상장사인 흥구석유는 경기침체 및 판매부진으로 매출액은 1064억9700만원으로 전년대비 26.2%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10억9900만원으로 39.4% 감소했다. 순이익 의 경우 25억1200만원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흥구석유는 보통주 1주당 50원(시가배당율 1.9%)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7억2700만원이다. 최대주주는 서동홍 흥구석유 부회장의 아들인 서상덕씨로 서 부회장 등을 포함해 36.07%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김상우 흥구석유 사장과 특별관계자 3인이 35.49%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와 김상우 사장 측이 배당금의 70% 이상을 가겨가게 됐다.

일본동양알미늄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아알미늄의 경우 영업이익은 증가했으나 매출액과 순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배당금액은 오히려 지난번보다 늘렸다. 삼아알미늄은 지난해 환율상승과 원자재 구매단가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96억1100만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46.0% 늘었다.

하지만 유형자산처분이익 감소에 따른 영업외수익 감소로 순이익이 54억800만원을 기록해 65.5%나 감소했다. 또한 매출액도 전년대비 5.6% 줄어든 1364억6500만원을 기록했다. 삼아알미늄은 순이익이 줄었음에도 지난번 시가배당율 3.8%(750원) 보다 늘어난 보통주 1주당 1000원(시가배당율 4.1%)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11억원이다.

삼아알미늄은 2007년 경영실적이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250원(시가배당율 1.1%)의 결산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한남희 사장 등 임원이 포함해 일본동양알미늄을 주축으로 하고 있으며 46.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CI는 지난해 수출이 늘어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대죽공장 가동과 기계장치 증가에 의한 감가상각비 및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은 감소했다. 매출액은 246억7400만원으로 전년대비 9.7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3억1400만원으로 22.03% 감소했고, 순이익도 31억8300만원으로 24.39% 줄었다.

KCI는 시가배당율 1.25%에 해당하는 50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했으며 배당금총액은 5억3000만원이다. KCI는 2008 사업연도에 50원(시가배당율 3.02%)의 결산배당을 실시했고, 2008년보다 수익성이 부진했던 2007 사업연도에는 시가배당율 1.14%에 해당하는 50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윤재구 KCI 회장을 비롯해 아들인 윤영호 사장과 윤 회장의 처(홍경란), 숙부, 조카, 자녀 등 친인척으로 구성돼 있으며 48.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익명의 증권업계 전문가는 "경우마다 다르겠지만 배당을 꾸준히 실시한다는 점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라는 긍정적인 면도 부각될 수 있겠지만, 일반 영업회사가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배당을 실시해 본업인 영업활동에 지장이 있다면 당연히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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