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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語 달쏭思] 설욕(雪辱)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16일 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11승을 이루지 못했다. 많은 언론들이 설욕전에 실패했다는 보도를 했다. 설욕은 雪辱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눈 설’, ‘욕 욕’이라고 훈독한다. ‘눈 설(雪)’ 자는 더럽고 부끄러운 것마저도 다 덮어버림으로써 온통 하얀 세상을 만들기 때문에 ‘씻다’라는 의미도 갖게 되었다. 욕(辱)은 욕설(辱說) 즉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이라는 뜻에서 비롯되어 부끄럽고 불명예스러운 일을 통칭하는 말이 되었다. 따라서 雪辱은 부끄럽고 불명예스러운 일들을 다 씻어버린다는 뜻이다. 류현진 선수가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레드삭스 팀에 패한 것을 그처럼 부끄럽게 여겼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언론은 ‘설욕전’이라는 표현을 하였다.

사실은 우리 국민 모두가 설욕전을 준비했어야 한다. 일본을 상대로 한 설욕전 말이다. 임진왜란에 대한 설욕전을 철저하게 준비하여 1910년의 경술국치가 없도록 했어야 했고, 경술국치에 대한 설욕전을 이를 악물고 준비하여 지금쯤은 우리의 국력이 일본보다 훨씬 우위에 있어서 언제라도 일본을 제압할 수 있도록 준비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조금 잘살게 되자, 긴장이 확 풀어져서 설욕전을 치를 준비를 잊은 채 ‘소강(小康)’에 만족하여 안이하게 살아온 점이 없지 않다. 그 결과, 일본은 임진왜란 때나 경술국치 때와 똑같은 행태로 억지 구실을 대며 막무가내 덤벼드는데 우리에겐 일본을 제어할 뾰족한 대책이 없게 되었다. 그런데 국론은 분열될 대로 분열되어 심지어는 “다시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마저 서슴없이 나오는 세상이 되었다. 한심한 일이다. 설욕전을 준비하지 못했으니 설욕은커녕 다시 치욕을 당할 수도 있다. 부끄럽지 않도록 현실은 현실대로 대처해 나가면서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민족적 기상과 기강을 바로 세워 설욕전을 차분히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opinion@etoday.co.kr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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