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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박주현 변호사 “정부, 가상화폐 거래소 문제 외면…심각한 직무유기”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간사

▲박주현 변호사가 1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박주현 변호사가 1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로 인해 매년 피해가 늘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아무것도 할 의지가 없다. 이건 공무원의 심각한 직무유기다.”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간사로 활동 중인 박주현 변호사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최소한의 자격 여건도 갖추지 않은 가상화폐 거래소가 난립하고 있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 외면에 시장 질서 혼탁 = 박 변호사는 그동안 지닉스 거래소 펀드 사건과 가상화폐공개(ICO) 전면금지의 헌법소원 건, 올스타빗 운영진의 가압류 사건을 담당한 가상화폐 전문 변호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해 4월 후오비 법무실장으로 일했던 게 업무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가 가상화폐나 블록체인 업계를 양지로 이끌려는 것은 당국의 무관심이 업계 전체를 혼란스럽고, 혼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의 개입이 없고 관리가 되지 않다 보니 양지보다 음지가 너무 많다고 느꼈다”며 “이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무관심은 한탕주의가 만연하게 하고, 시장 질서의 붕괴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는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작은 거래소에 돈이 몰리는 이유에 대해 거래소 운영자들이 투자자의 도박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사설 도박판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와 같다고 본다. 사람이 모이게끔 누군가 돈을 버는 사람을 만들어 내는데, 일종의 폰지(다단계) 사기와 같다. 그러다 사용자가 늘어나면 한순간에 출금을 막는 식”이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수많은 소규모 거래소가 생겨난 탓에 숨은 피해자도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암호화폐라는 신기루에 빠져서 (거래에) 참여하는 것 아니겠냐”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법의식이 어떤 면에서 낮은데, 그래서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기 거래소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든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예컨대 1억~2억 원만 투자하면 거래소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 애초에 거래소 기획 의도도 수상하고 의심스러운 거래소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설령 악의가 없는 거래소라 해도 보험이나 투자자 보호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기 때문에 사고 피해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박 변호사는 수많은 피해자를 접하고 나니 어떻게 하면 법제화 또는 제도화시킬까 고민했다.

그는 경찰이나 검찰 등 사정기관에서 부정한 것(거래소)들을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도 최소한의 자격 요건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안이 취약하기 때문에 규정이 있어야 한다. 사실 큰 거래소도 보안이 취약하다. 이제 해커들은 개인정보를 터는 게 아니라 암호화폐를 탈취하는 방식을 택한다. 인가제나 허가제를 통해 난립을 막아야 한다. 건강한 거래소가 있어야 블록체인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사람’을 보면 가능성 보인다 = 그는 블록체인 업계의 가능성을 사람에서 찾았다. 박 변호사는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주 똑똑하고 우수하다”며 “결국 제도와 산업은 사람이 이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유수의 대학과 한국의 좋은 대학 출신 친구들이 일하고 있다.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일자리를 버리기 아까울 정도의 인재들이 산업에 모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세청과 청와대, 국회 등 다양한 곳에서 봐 온 전형의 엘리트 틀을 깨는 새로운 엘리트들이라고 했다다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선 아직도 의문을 드러냈다.

박 변호사는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 기술이) 고평가됐다고도 생각한다”며 “그렇다 해도 업계 종사자들이 같이하는 것을 보면 분명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ICO 전면규제는 어불성설 = 박 변호사는 코인(가상화폐 약칭)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가상화폐공개(ICO)에 대한 정부의 접근법에 대해 묻자, 고개를 저었다.

그는 “블록체인 산업이 크려면 ICO 관련 제도가 정비돼야 하는데, 전면금지는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카지노나 의료적 필요성에 따라 도박이나 마약도 특별한 경우에 허용하는데, 암호화폐는 그보다 더 안 좋게 인식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ICO 규제를 전혀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해결책으로 외국인만 허용하는 제한적 제도 정비도 제시했다.

박 변호사는 “ICO 프로젝트가 해외에서 하다보니 수십조 원의 자금이 유출됐을 것”이라며 “국부와 관련해선 국가가 다소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 내국인은 금지하더라도 외국인에겐 허용하는 정책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상화폐 거래 중개를 하고 있는 거래소가 현실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볼 때, ICO만 금지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는 본다”며 “지금 상황을 놓고 보면 ‘방치’라고 밖에는 표현할 단어가 없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다른 국가와 비교해 경쟁력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퍼스트무버(First Mover)는 끝났고, 퍼스트팔로워(First Follower)도 끝났다. 따라만 가는게 괜찮은 걸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태국이나 동남아 각국에서도 거래소가 생겨나고 있다. 빨리 정부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각을 하고 제도를 완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박 변호사는 청와대 특별감찰관실 감찰담당관 출신이다. 그는 ‘감찰’이 부정적 접근만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감찰이라는 것은 잘못하고 있는 것을 잡는다는 뜻도 있지만, 잘하는 것은 잘했다고 칭찬하는 면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은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 두 가지가 있다”며 “긍정적인 면은 부각하고 부정적인 면은 적극적인 감찰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블록체인계의 ‘특별감찰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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