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은 직원이 기재부 차관 멱살을 쥐어?”

입력 2018-12-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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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 금융부 기자

우리 정부가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합의문에 서명을 한 지 21년이 지난 2018년,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이 경제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은행 직원들은 4일 이 영화를 단체 관람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가에서도 많은 이들이 영화 관람을 마치고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의 시대를 떠올린다.

“한은 직원이 기재부 차관 멱살을 쥐어?” 한 경제 관료가 영화를 보고 내놓은 반응이다. 관료주의 때문만이 아니다. 이것 말고도 영화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되어 나오는 부분은 많다.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는 보도자료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영화의 초점이 정부의 무능함과 부패에만 맞춰져 있다 보니 진짜 국가 부도를 초래한 원인을 조명하는 데는 부족하다. 물론 영화는 학습용이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관객들은 사실에 기반한 이 작품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흥행도 중요하지만 당시 환란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관계자들의 속 깊은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들이 영화에 등장해 소회를 밝혔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에 있던 전직 관료는 “주말에 퇴출 대상 은행을 방문하고, 다음 날인 월요일 새벽에 발표하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한국 사회에서 IMF는 ‘예전’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통폐합된 은행 내부에서는 계파갈등이 존재하고, 정부는 아직도 60조 원에 가까운 공적자금을 찾지 못했다.

KBS에서 2014년 방영한 드라마 ‘골든크로스’에 출연한 정보석 씨는 금융정책국장 역할을 맡았다. 왜곡을 막기 위해 당시 금정국장은 정보석 씨와 만나 ‘역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면밀한 고증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그린 ‘빅쇼트(Big short)’와 같은 영화가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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