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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주택시장 냉기류 감지

아파트 가격 하락세로 반전---악재 많아 경기 침체 우려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9.13 대책과 종합부동산세 강화 이후 주택시장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서울 강북권 일부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강남권을 비롯해 그동안 시장을 선도했던 지역은 위축세가 뚜렷하다.

한동안 매도·매수 수요 서로 눈치를 보는 형국이었으나 최근 들어 매도세의 기력이 약화되는 양상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매수세 입질이 줄어들자 매도세가 안달이 난 것이다. 살 사람이 없어 싸게라도 팔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소리다.

요즘 집값 상승 폭이 컸던 강남권에 냉기류가 가득하다. 특히 투자자들의 발길이 잦았던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약세가 확연하다. 투자 수요자는 경기에 민감하다. 시장 분위기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 손절매도 서슴지 않는다. 좀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빠져나오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런 시장 분위기는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달 4주 조사에서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하락세로 반전됐다. 송파구는 0.04%, 강남· 서초구는 각각 0.02% 떨어졌다. 3~4개월 만에 내림세를 나타낸 것이다.

좀 더 지켜봐야 시장 흐름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으나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약세 기류는 더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번 조사에서 서울 전체로 볼 때 0.03% 오른 것으로 나온다. 대표적인 강북권으로 불리는 도봉·노원·강북구를 비롯해 금천·동대문구는 상승률이 서울 평균치보다 높다.

아마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낮은데 따른 반사 작용 영향이 아닌가 생각된다. 가격차를 조금이라도 좁혀보려는 보상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기류도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힘이 없다. 그만큼 매수세가 약하다는 의미다.

8.2 대책 발표 때도 그랬다. 처음에는 보합세 국면을 보이다가 매수력이 힘을 잃으면서 가격까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수요가 풍성한 강남 4구 아파트 가격도 올해 5월 -0.17%, 6월 -0.25%, 7월 -0.14% 내리 3개월간 떨어졌었다.

그랬던 장세가 8월부터 상승세로 급 반전돼 결국 9.13 대책과 같은 초강도 규제책을 내놓게 만들었다.

뒤늦게 비 서울권 투자 수요들이 강남권을 비롯한 용산·마포·성동지역의 아파트 시장에 몰려들면서 서울 집값을 끌어올렸다. 이런 연유로 인해 최근 2~3개월 사이에 주요 지역 아파트값이 1억~3억 원 정도 올랐으니 정부로서도 1가구 1주택자까지 옥죄는 반 시장 규제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을 게다.

이번 대책 가운데 영향력이 큰 항목 중의 하나가 지방 유입 투자자와 서울 실수요자까지 억제하는 1가구 1주택자 규제 카드다.

예전에 갖고 있던 주택이 9억 원 넘게 오를 경우 2년 이상 거주를 해야 양도세 장기보유 특별 혜택을 받게 된다. 8.2 대책이 나오기 전에 취득한 주택이라도 9억 원이 넘을 경우 2년 이상 거주해야 양도세 면제 혜택을 보게 된다는 소리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 세율이 적용돼 그만큼 양도세가 많아진다.

게다가 9.13 대책에는 8.2 대책 때 장려했던 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대폭 없앴다. 서울에서 공시가격 6억 원이 넘는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해도 별 이득이 없다. 다 구매수요 압박용이다.

8.2 대책 이후 서울 집값이 급등한 것은 임대주택 사업자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여기다가 서울 외 다른 지역에서 몰려든 투자 수요도 서울 아파트값을 올리는데 한몫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수요가 사라진다. 서울을 비롯한 조정 대상 지역에서의 매수 수요는 대부분 무주택자다. 이주 등의 이유로 집을 옮기는 1주택자도 있겠지만 그 수요만으로는 공급을 감당하기 어렵다.

걱정되는 것은 주택시장을 침체시킬 악재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먼저 국가 경제가 자꾸 악화되고 있다. 일자리가 자꾸 줄어들 판이어서 기존 취업자들까지 불안해한다. 다들 돈을 쓰지 않아 소비시장은 극도로 위축되는 형국이다.

금리 문제도 복병이다.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한국도 이에 동조해야 할 입장이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 자금 부담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집을 사려고 하겠는가. 집을 사려던 사람도 머뭇거릴 게 뻔하다.

주택시장 예후가 영 안 좋다는 말이다. 당분간은 그럭저럭 버틸지 모르지만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빠져들지 모른다.

경제 상황으로 볼 때 가만히 놔둬도 주택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여기에다 강력한 억제책까지 쏟아졌으니 그렇지 않겠는가.

이번에는 제발 가격 폭락ㆍ거래절벽 같은 극단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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