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로켓맨’에서 ‘키맨’으로… 세계 각국 ‘김정은 러브콜’

입력 2018-06-12 10:28 수정 2018-06-1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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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9월 동방경제포럼 초청·아베 총리 정상회담 관심…“북·미, 한반도 비핵화·평화 구축 실현 땐 동북아 질서 재편 기대”

국제 외교무대에서 전대미문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로켓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최근 세계 강대국들이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 회담을 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기간에 김 위원장을 초청했다. 이는 북한 지도부가 평양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을 만난 지 불과 며칠 만에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세계 외교사에서 지정학적 지형을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은둔 정권에 대한 새로운 길을 열어줄 협정이 이뤄지길 고대하고 있다.

북한은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하겠다’는 의지가 역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수개월간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움직임을 근본적으로 약화, 북한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한반도에서 비핵화가 실현된다면 냉전 구조가 마침내 끝나고 동북아시아의 질서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우방국들도 김 위원장과 이 문제에 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과 북한의 관계에 대해 동북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항할 수 있는 방파제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 전 러시아가 보인 행동은 북한에도 ‘빅 브라더’가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미국과 북한은 역사적 회담을 앞두고 고도의 심리전을 벌였다. 양측은 최근 수주간 ‘밀당’을 주고받으며 자칫 회담이 틀어지는 듯한 상황을 연출하는 등 국제사회에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기도 했다. 6일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법률고문인 루디 줄리아니 변호사가 “김 위원장이 무릎을 꿇고 북미정상회담을 간청했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논란이 일자 줄리아니는 “개인적인 해석일 뿐 정부 입장과 무관하다”며 “북한 지도자가 미국이 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도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워싱턴에서 한 정상회담 중 “싱가포르 회담이 잘된다면 김정은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것”이라고 밝혀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강하게 표출했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는 충격 요법이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냈다고 믿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완료한 강력한 위치에 있음을 상기시킨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에 주목한다. 지난달 중국 다롄에서 있었던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은 북한을 둘러싼 G2, 미국과 중국의 알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였다는 평가다. 북한이 무역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면서 중국의 대북 협력은 트럼프의 전략에 결정적인 변수로 부상했다. 이번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나도 북한은 잃을 게 없어진 셈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FT에 “북한의 경우 미국보다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 훨씬 쉬울 것”이라며 “제재 조치를 공개적으로 제시할 수는 없지만, 제재를 완화하거나 느슨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변화하는 정세에 주목,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김 위원장을 만난 후 문재인 대통령은 개성공단의 연락사무소를 통해 정기적인 접촉을 도모하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도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관심을 표명했다. 심지어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도 최근 평양을 방문할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시리아는 북한의 무기를 구매하는 주요 고객으로 양국은 오랜 이데올로기적 유사점을 갖고 있지만 미국과의 껄끄러운 상황을 감안했을 때 시리아 대통령이 방북할 가능성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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