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칼럼] 현실이 된 국내 블록체인 산업

입력 2018-04-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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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글로벌 메신저 기업인 텔레그램은 1차 사전판매를 통해 8억5000만 달러 규모의 ICO(암호화폐 공개)를 진행하였다. 지금까지 있었던 ICO 중 최대 규모로 2차 판매도 계획 중이라고 한다. 텔레그램은 ‘TON’(텔레그램 오픈 네트워크)이라는 초당 100만 건의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새로운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을 만들고 새 플랫폼에서 사용할 ‘그램’ 코인 판매를 위해 이번 ICO를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텔레그램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메신저 기능과 함께 다양한 측면의 활용이 가능하다. 먼저 송금 및 소액 지불과 같은 금융 분야에서의 활용을 예상할 수 있는데, 중국의 위챗(WeChat)의 유사 기능을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진행한다고 볼 수 있다.

메신저상에서의 구독 및 콘텐츠에 대한 결제나 분산 응용프로그램 등에 대해서도 안전성, 스마트 계약과 같은 블록체인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이렇듯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와 블록체인 플랫폼의 만남은 높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 메신저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최근 블록체인 기술 개발 및 투자 발표는 환영할 만하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업체인 두나무의 지분을 20% 보유한 카카오는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 카카오택시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융합하는 ‘카카오 3.0’ 비전과 함께 연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위한 자회사 설립 계획을 밝혔다.

반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은 일본 내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을 추진 중이며 일본에서의 ICO도 예상되고 있다. 라인은 아시아 지역에서만 약 2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고 지난해 간편 결제서비스인 라인페이 규모는 약 4조50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ICO를 통해 자신들만의 서비스 영역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내 블록체인 기술 기반 서비스 개발은 모바일 메신저 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특히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온라인 서비스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예로 음식배달 앱을 들 수 있다. ‘팬텀’(FANTOM)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빠르고 안전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공해 낮은 수수료와 배달음식의 이력 정보 저장으로 안전한 식품 관리를 가능하도록 한다. 배달의민족, 식신 등 국내 유명 배달 앱이 소속된 한국푸드테크협회가 참여하고 있으며 올 6월 홍콩에서 ICO를 진행하고 회원사들에 먼저 적용한다고 한다.

온라인 음원시장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저작권자들이 음원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멜론과 같은 음원 플랫폼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수수료가 비싸고 유통과정에서 저작권자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재미컴퍼니는 한국음악산업협회와 업무 제휴를 맺고 4월 중 저작권 보호와 수수료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재미코인’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밖에도 국내 블록체인 미디어인 ‘토큰포스트’도 ‘토큰포스트코인’ 발행 계획을 발표했고, ‘크립토탱크’, ‘블루던’ 등의 블록체인 플랫폼의 국내 온라인 게임도 곧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KT, 삼성SDS, 한컴 등의 대기업에서도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이렇듯 올해에는 국내에서도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핀테크와 같이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가치가 높은 국내 금융분야에서의 블록체인 활용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점은 아쉽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국내 기존 산업 생태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은 국내에서도 이미 현실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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