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충격에 공포지수·금값 급등…전문가들 “당분간 불확실성 지속”

입력 2018-03-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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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을 마치고 탄력을 받는 듯 하던 국내 증시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공포감으로 주저앉았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3일 코스피지수는 79.26포인트(-3.18%) 떨어진 2416.76에 마감했다.

미국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는 고비를 넘기고 2500선 재진입을 바라보던 지수가 단숨에 2400대 초반까지 밀려난 것이다. 외국인은 1332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투자자는 무려 6437억 원을 팔며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G2 무역전쟁+바이오 논란’… 증시 덮친 두개의 폭탄 = 이날 코스피지수의 낙폭은 ‘역대급’이었다. 남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겹쳤던 2011년 9월 5일(-81.92포인트) 이후로 가장 컸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7년부터 따져도 15번째다. ‘코스피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하루 사이 24.45% 상승했고, 시장의 관심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KRX금 가격도 1.44% 급등했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배경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500억 달러(약 54조 원)의 천문학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미국 투자를 제한하는 초강경 조치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같은 날 30억 달러(약 3조2400억 원)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과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맞섰다.

여기에 한동안 잠잠했던 바이오주 거품 논란도 이날 하락세를 부추겼다. 대표적인 줄기세포주 차바이오텍이 회계처리 이슈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바이오주 전체로 우려가 확산된 것. 바이오주 거품 논란은 코스닥시장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줬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1% 떨어진 829.6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코스닥 시장의 두 번째 거품이 꺼지던 2007년 8월 16일(-77.85포인트)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주식시장 하락 요인 충분… 당분간 보수적 대응” =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확대 우려가 당분간 주식시장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초기 대응 수위로 볼 때 미국과 중국이 적절한 합의점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이고 시장의 불안 역시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라며 “지난달 초 조정과는 다르게 단기 상승을 염두에 둔 매수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바이오주와 관련한 우려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래전부터 바이오기업들이 연구개발(R&D) 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번에 차바이오텍 관리종목 이야기가 나오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면서 “다른 바이오 기업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것이기 때문에 주주들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을 분주하게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 낙폭 과대시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 =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무역전쟁이 실제 심각한 상황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중국은 미국의 관세에 맞서 싸울 효과적인 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보복할 경우 미국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면서 “두 나라가 끝없이 무역전쟁을 벌이기보다 서로의 명분을 세우는 선에서 적당히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번 이슈가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를 되돌릴 만큼의 악재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시장의 반응이 지나쳤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되는 경우 오히려 저가 매수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하긴 어렵지만 펀더멘털(기초여건) 상으로는 여전히 기업이익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증시가 추가 하락할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무역전쟁 이슈가 심각한 수준으로 가지 않는다면 오히려 조정기를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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