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新투자법…스타트업 지분 매입하는 ‘큰 손’에 ‘IPO’ 주춤

입력 2017-11-2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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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공격적 투자에 ‘마사-PO’ 신조어도 생겨…스타트업 IPO 기간 6.2년으로 늘어나

▲우버와 위워크의 지분을 매입해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AFP연합뉴스
▲우버와 위워크의 지분을 매입해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AFP연합뉴스

미국 벤처기업의 산실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투자법이 각광받고 있다. 우량 스타트업이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에 일찍이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다. 이에 스타트업의 IPO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최신 투자법’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투자해 수익을 얻으려는 기업가와 벤처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기업이 인수되거나 IPO를 하기까지 기다렸다. 최근에는 IPO 이전에 아예 비상장 스타트업의 지분을 매입하는 게 대세다.

이른바 ‘2차 판매’다.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이나 지분을 가진 초기 투자자와 직접 거래해 스타트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비상장주식 거래는 이뤄졌다. 수년 동안 직원 및 초기 투자자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식을 판매하는 시장이 존재했다. 최근 들어 거래 규모와 빈도가 늘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소프트뱅크의 우버·위워크 투자가 지분 매입을 통한 투자의 대표 사례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우버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100억 달러(약 11조40억 원)를 투자하기로 13일 합의했다. 소프트뱅크는 우버 지분 14%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등극할 계획이다.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에도 같은 방식으로 13억 달러를 투자했다. WSJ는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와 온라인 금융업체 ‘소셜 파이낸스’ 등도 지분 투자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면서 이러한 투자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지분 매입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회사의 주식을 저렴한 비용에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다. 게다가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사모펀드 뮤추얼펀드 국부펀드 등 거액 투자자들의 돈이 넘치고 있다. IT 회사를 향한 이들의 관심도 새로운 투자 추세를 확산시키는 요인이다.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빈센트 레터리 기술투자그룹 이사는 “우리 회사가 진행하는 투자의 절반 이상은 2차 매입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6~12개월 사이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IPO 이전에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어 이익이다. 우버 초기 투자자인 제이슨 칼라카니스 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IPO 대신 다른 선택사항인 ‘마사-PO(손정의 회장의 일본 이름인 마사요시와 IPO의 합성어)’가 있다”면서 “요즘 실리콘밸리에서는 마사-PO를 얻을 수 있다면 왜 IPO를 하겠느냐는 말을 주고받는다”고 밝혔다.

IPO를 하지 않아도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벤처기업의 IPO는 늦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스타트업이 IPO를 하거나 다른 기업에 매각되기까지 2008년에는 평균 5년이 소요된 반면 올해에는 6.2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기업가치 상위 10개 스타트업은 설립한지 평균 9.5년이 됐지만 이 중 IPO 계획을 발표한 곳은 없다. WSJ는 IPO가 늦어질수록 초기 임직원과 투자자가 주식을 매각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지분 매입 투자에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스타트업은 투자자에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릴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상장 주식이 재판매가 어려우며 기업 성과에 따라 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크다. 그러나 손 회장은 “사람들은 나에게 높은 위험과 높은 수익률을 경고한다. 높은 수익률은 분명하지만 높은 위험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깊게 생각하고 열심히 일한다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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