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식어 버린 선강퉁, 바람 빠진 증권가

입력 2017-02-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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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은 자본시장부 기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 했던가. 우리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예상했던 선강퉁(선전 -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의 성적표가 초라하다.

지난 연말 도입된 선강퉁은 첫날 105억 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러나 두 달간 누적 거래액은 총 978억 원에 그쳤다. 현재 일일 거래대금은 20억 원대 수준까지 주저앉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김빠진 선강퉁이 후강퉁(상하이 -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과 같은 운명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퍼지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2조4200억 위안, 우리 돈으로는 404조 원에 달한다. 지속적인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선전증시에는 12개월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무려 80 ~ 100배에 달하는 기업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증권사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선강퉁 시행 직전만 해도 ‘누가 더 선강퉁에 완벽하게 대비했느냐’가 증권가를 달구는 화두였다. 선강퉁 가이드북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연달아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실시간 시세조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실시했다. 몇몇 증권사는 중국 현지에 소매영업 직원들을 파견해 차별화를 꾀했다.

그러나 올 들어 증권가의 마케팅 경쟁은 일시에 사그라들었다. 일부 증권사는 “당분간 선강퉁 관련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증시의 총아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일보 직전인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의 투자전략도 지극히 조심스러워졌다. 이제는 “소수 업종과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해야 한다”, “더 멀리 내다봐야 한다”는 등 원론적인 조언만 이어지고 있다. 결국 증권가의 바람몰이에 잔뜩 기대하던 개인투자자들만 빈손이 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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