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4차 일자리 만드는 4차 산업혁명

입력 2016-04-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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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4차 산업혁명으로 초생산성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지난 50년간 내구재에 비해 의료, 법률 등 고급 서비스의 생산성 향상은 크게 밑돌았다. 소위 ‘솔로(Solow)의 역설’이라 일컫는 서비스 생산성의 한계는 이제 인공지능 혁명으로 돌파돼 초생산성 사회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생산은 증가시키나 소비를 만들지는 않으므로 결국 소비시장 붕괴로 대공황의 재도래를 예상하는 사람도 있다. 즉 미래 사회에서는 공급이 아니라 수요 문제의 해결이 사회적 관건이 될 것이라는 문제 제기다. 그래서 미래 사회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본격적 질문을 던져 보기로 하자.

인류 역사상 기술 혁신이 일자리를 줄인 증거는 없다. 성장의 시기에 양극화는 축소됐고 정체와 위기의 시기에 양극화는 확대됐다. 1차 산업혁명 시기인 19세기 초 벌어진 기계 파괴 운동, ‘러다이트’ 운동을 상기해 보자. 결과적으로 공장의 생산성 증가가 농업의 생산성 혁명을 촉진했고 저가의 의식주(衣食住) 물질을 제공했다. 80%를 넘었던 농업 인구의 대부분이 도시로 이동했다. 지금 미국의 농업 인구는 2%이고, 이 중 유통이 1%다. 즉 1, 2차 산업혁명은 80%의 인구가 하던 일을 기술혁신으로 1%로 대체하고 79%에게는 다른 일자리를 제공한 것이다. 3차 산업혁명인 정보혁명으로 타이피스트와 공장의 몇몇 일자리가 사라졌으나, 이 기간 중 정보 서비스업이 대거 등장해 이들을 흡수했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1960년부터 50년간 제조업 일자리의 3분의 2가 서비스업종으로 이동했고, 노동시간당 생산성은 108%, 급여는 85%가 증가됐으며 노동시간은 단축됐다. 즉, 지금까지의 산업혁명들은 일자리를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의 증가로 삶의 질을 끌어올려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

1960년부터 50년간 미국의 기술혁신과 고용의 상관관계 통계에 의하면 기술혁신 시기에 생산성과 고용이 비례해 성장했음이 입증되고 있다. 반대로 금융 위기와 같이 기술혁신이 없고 생산성이 저하된 시기에 양극화 확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양극화는 항상 생산성이 저하된 국가에서 더욱 심화된다. 역사적 사실은 ‘기술혁신은 생산성 증가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양극화를 축소시킨다’는 것이다. 결론은 기술혁신을 선도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양극화를 함께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혁신이 일자리를 없애고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1, 2, 3차 산업혁명의 전 과정에서 항상 등장했다. 예컨대 타임지도 1961년 2월 “자동화는 기존의 직업을 없앨 뿐 아니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직업을 충분히 창출하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는 제조업에서 없어진 일자리가 서비스업의 일자리로 대체됐으나, 오늘날에는 중간기술의 직업을 없앨 것이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산업혁명기 때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은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일자리 수는 줄지 않고 일의 형태만 바뀌었다. 생산성 증대는 소득 증대로 이어져 새로운 소비 수요를 창출했다. 소비가 증대되지 않으면 공황으로 치닫게 돼 양극화는 부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 됐다.

그러나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은 다르다는 주장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물질의 혁명이었으나, 이번에는 정신의 혁명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소비에는 물질 소비만이 아니라 정신 소비도 존재하고 있다. 1, 2차 산업혁명이 생존 욕구를 위한 물질 혁명이고, 3차 혁명이 관계 욕구를 위한 인터넷 연결 혁명이라면 4차 혁명은 경험 욕구를 위한 정신 소비 혁명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 의사 왓슨이 세계 최고 병원의 진료를 아프리카까지 확산하는 의료 서비스의 민주화를 이룩할 것이다. 개개인의 맞춤 경험을 제공하는 정신의 생산-소비가 새로운 일자리의 주역이 될 것이다. 놀이와 자아실현의 4차 일자리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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