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재벌가 경영권 분쟁...일본 해법 사례 보니

입력 2015-08-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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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국내에서 끊이지 않는 재벌가의 경영권 다툼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현대 두산 금호에 이어 롯데까지 경영권을 둘러싼 재벌가 형제의 난은 끊임이 없다. 해외 언론들이 한국의 ‘재벌(Chaebol)’ 문화에 주목하는 것도 경영권 싸움으로 인한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세대를 달리하면서 관행이 되어가고 있는 국내 재벌의 경영권 싸움에 바람직한 해법은 과연 없는 것인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교토산업대학 심정욱 교수가 지난 2013년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심 교수는 당시 일본의 1000여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동족 경영(가족 경영)’ 실태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족 경영이 샐러리맨 경영보다 대체로 성적이 좋게 나왔다. 매출 성장률과 총자산이익률에서 동족 회사가 그렇지 않은 회사를 웃돌았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40년 가까운 장기적인 실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에서 더 흥미로운 것은 가족 기업 중에서도 경영자의 유형에 따라 성과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가장 성적이 좋은 그룹은 데릴 사위가 이끄는 기업으로 조사됐다. 창업주 일가와 관계가 없는 사람이 경영을 맡는가 하면 직계 아들 딸이 경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창업주 가문의 일원이면서도 혈연 관계가 없는 양자(데릴 사위)가 경영을 맡는 경우가 실적이 가장 좋게 나왔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가족 기업의 약점은 후계자 선택이 제한되는 것이지만 사내외에서 우수한 사람을 선택해 가문에 영입하는 데릴 사위 구조를 활용하면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스즈키자동차의 스즈키 오사무 회장을 꼽았다. 그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데릴 사위 경영자 중 한 명이다.

약 40년 전 젊은 나이에 사장이 된 직후에 그는 “나는 앞으로 수십년 동안 사장을 맡을 거다. 취임하자마자 큰 이익을 내고, 인기 차로 벌어들인 돈을 설비증강 등의 선행 투자로 돌릴 거다. 스즈키를 훌륭한 회사로 키워 다음 세대에 넘겨 주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다짐했다.

오사무 회장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친아들이 아닌 첫째 사위 히로타카 오노를 양자로 삼아 자리를 물려줬다. 그러나 히로타카가 2007년 12월 췌장암으로 사망하면서 부득이하게 다시 일선으로 복귀했고, 친아들인 도시히로를 제쳐두고 이사들로 새로운 경영진을 꾸렸다. 이는 보수적인 일본 동족 기업에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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