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달화 "'도둑들'에선 최고의 로맨티스트된 듯"

입력 2012-07-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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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쇼박스 제공
1980년대 후반 홍콩 느와르의 전성기를 이끌던 배우 중 한 명이다. 매 작품마다 인상적인 악역부터 코믹 연기와 가슴 찡한 매력까지 팔색조의 매력을 뿜어내던 배우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동양의 액션 스타일리스트 오우삼의 ‘페르소나’로 불렸으면 더욱 어울렸을 법한 그런 배우다. 혹시 감이 오는가. 바로 환갑의 나이를 바라보는 홍콩 배우 임달화다.

임달화는 25일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 레드카펫 행사 참석차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국내를 방문했다.

개인적으로 그에 대한 스크린의 기억은 1992년 개봉한 임영동 감독의 ‘협도고비’다. ‘느와르의 아이콘’ 주윤발과의 마지막 결투신은 지금 기억 속에서도 대단한 비장미를 느끼게 했다. 그는 이 영화에서 동성애를 즐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악당으로 출연했다.

▲사진 = 쇼박스 제공
임달화는 “그 영화를 기억하는 가. 너무 고맙다”면서 “내가 지금까지 출연한 140편의 영화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 가운데 한 편이다. 너무 인상적이었고, 다시는 경험해 보지 못할 캐릭터였다”며 웃는다. ‘협도고비’의 웃으며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의 모습은 온대간대 없다. 정말 문자 그대로 인상 좋은 옆집 아저씨다. 그의 출연작 들을 보면 대부분이 무지막지한 액션이다. 일부는 설명이 필요 없는 악당 중의 악당. 그런데 이미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가 홍콩에선 알아주는 사진작가라는 점을. 이질적인 느낌이 강했다. 이번 ‘도둑들’의 출연도 그렇게 다가왔다.

그는 “시대가 변하다 보니 나 스스로의 마음가짐도 변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좀 더 ‘하드’한 면만을 강조하려고 했다”면서 “이제는 그러고 싶지가 않더라. 될 수 있으면 좀 더 부드럽게 가고 싶다. 나이도 좀 있고”라며 웃는다.

그의 바람대로 ‘도둑들’에선 동갑내기 김해숙과 국경을 초월하는 로맨스를 펼친다. 임달화는 중국 측 도둑들의 대장인 ‘첸’, 김해숙은 한국 측 도둑들의 맏언니 ‘씹던껌’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극중 첫 눈에 반해 불같은 사랑을 나눈다. 두 사람의 타오르는 감정을 축약한 ‘10년 치 한 번에 하자’란 대사는 듣기에 따라선 너무도 적나라했다.

▲사진 = 쇼박스 제공
임달화는 “각기 다른 곳에서 생활하던 두 사람이 만나면서 사랑에 빠졌다. 당신의 삶에 내가 없었던 10년, 나의 삶에서 당신이 없었던 10년을 서로 채워 주자는 말이다. 너무 노골적으로만 생각하면 안된다”며 웃는다.

그는 대뜸 최동훈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좋은 애인을 소개해 줘서 고맙단다. 배우 김해숙을 놓고 하는 말이다. 임달화는 “‘첸’과 ‘씹던껌’의 로맨스는 주름이 두 줄 정도 들어간 사랑”이라며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사랑과는 깊이가 다르다. 그 부분에 대해 우리는 집중했고, 서로가 서로를 진짜로 사랑했다”며 감상에 젖었다.

▲사진 = 쇼박스 제공
임달화는 ‘첸’과 ‘씹던껌’의 로맨스를 아름답게 그려 준 최 감독에게 연신 감사하단 말을 전했다. 에피소드 하나. 그는 촬영 현장에서 자신을 진짜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시간이 날 때 마다 김해숙의 귀에 “사랑해”라는 말을 속삭여 줬단 것. 가만 보니 느와르의 핵심이던 액션 스타도 자신이 출연한 영화 속 냉혈한도 이번 ‘도둑들’의 프로페셔널한 도둑도 그의 얼굴에는 없었다. 낭만과 로맨스를 즐기는 이 시대 최고의 로맨티스트가 바로 임달화였다. 실제 아내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단다. 현장에서도 다정한 그의 모습에 국내 배우들이 감동했을 정도라는 것. 40도가 넘나드는 홍콩의 날씨 속에 자신의 출연 분량이 없을 때도 현장을 지키며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쉰 살이 넘어 결혼 후 얻은 초등학생 딸에 대한 사랑도 각별하다. 그만큼 현장에선 사람 좋은 선배 배우이자 본받을 만한 대배우였다. 감독과 한국 배우들이 앞다퉈 그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임달화는 “모두 나를 너무 좋은 사람으로 포장해 준 것 같다”면서 “내겐 홍콩이 낯익지만 다른 한국 배우들은 낯선 환경이다. 그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내 포지션을 유지한 것뿐이다”고 겸손해 했다.

하지만 한국 배우들의 프로다운 모습에는 혀를 내둘렀다. 특히 김윤석의 와이어 액션에는 연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그는 “아마 나라면 절대 못했다. 아내가 굉장히 화를 냈을 것”이라며 웃는다.

▲사진 = 쇼박스 제공
느와르 액션 스타답게 차기작은 강렬한 마피아물을 원했다. 임달화는 “배우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다음에는 진한 남자 냄새가 나는 한국의 마피아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함께 하고 싶은 배우로 주저 없이 원빈을 꼽았다.

홍콩 영화의 산증인답지 않게 소박한 느낌이 강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동훈 감독의 비결이 궁금했다.

▲사진 = 쇼박스 제공
“내게 편지를 보냈다.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다”면서 “난 영화란 재미있고, 또 주어진 역할에서 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를 본다. ‘도둑들’은 이 두 가지를 너무 잘 담았다. 정말 재미있는 영화다.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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