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 멀리 보는 그녀 믿고 보는 배우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4-03-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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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마다 변화 연기력 갈수록 좋아져…결혼 후 더 왕성한 활동 지난해 연기대상까지

지난해 11월 16일 대전 충남대 정심화홀에선 제2회 드라마 페스티벌 ‘2013 APAN STAR AWARDS’ 시상식이 열렸다. 대상은 ‘그겨울, 바람이 분다’의 송혜교가 차지했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끈 사람은 따로 있었다. 최우수상을 받은 이보영(35)이었다. 대전 드라마 페스티벌보다 한 달 전에 열린 ‘2013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았던 이보영은 이보다 한 단계 아래 급인 최우수상을 기쁜 마음으로 수상한 것이다. 이례적이다. 대상 수상한 배우가 자존심 때문에 다른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거절하고 불참하는 경우가 우리 시상식의 일반적 풍경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해 12월 31일 열린 S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이 시상식들에서 이보영이 보인 태도를 통해 그녀의 성공 원동력을 엿볼 수 있다.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듯 치열하게 경쟁하는 연예계에선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는 경우가 매우 많다. 소탐대실로 스타의 자리에서 밀려나는 경우도 있고 스타로 부상할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스타 연기자라면 20%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MBC ‘기황후’와 동시간대 맞붙는 새로운 드라마 출연을 꺼리는 것은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이미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경쟁 드라마를 상대로 신설 드라마가 이기기 어렵고 자칫 시청률이 바닥을 기록해 출연 스타의 상품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SBS ‘신의 선물-14일’의 이보영은 “고민 안 했다. 이런 장르를 하고 싶었다. 보면 알겠지만 연기해 보고 싶은 신이 많았다. 감정을 표현할 때 소리 지르거나 발산하는 역보다 어느 정도 누르면서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는 부분들이 기대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히며 ‘기황후’와 동시간대 드라마에 출연했다. 시청률과 상품성보다는 연기력의 스펙트럼 확장과 작품성이라는 멀리 내다보는 자세를 견지한 것이다.

참 드문 경우다. 스타로 부상한 뒤 작품성과 연기력의 확장보다는 인기와 출연료에 목을 메는 연기자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에서 눈앞의 얄팍한 이익보다 자신의 진정한 경쟁력을 키우며 진화를 선택한 이보영은 성공의 진정한 의미를 담보한 스타다.

그리고 이보영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정진하는 태도를 지속적으로 견지해 왔다. 10년이 지나도 연기력이나 가창력에서 전혀 발전의 기색을 보이지 않는 스타들이 적지 않다. 부족한 데도 인기에 안주해 치열한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 대상을 받을 것이란 꿈은 안 꿨는데 이번에 좋은 드라마 만나서 욕심이 났다. 시청률만 잘 나와서 행복했던 드라마는 아니었다.” 2013 SBS 연기대상을 수상한 뒤 이보영이 한 말이다. 그녀의 대상 수상 소감을 들으며 떠오른 것은 2003년 그녀의 데뷔작 ‘백수탈출’과 ‘애정만세’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등 초기 작품들에서의 그녀의 모습이다. 그녀는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다. 상당수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들이 미인대회 입상만을 내세우며 연기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연기자로 데뷔했다가 연기력에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초기작의 이보영 역시 그런 징후를 보였다. 발성에서부터 표정 연기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이었다. 하지만 작품을 할수록 발성은 나아졌고 연기의 세기는 정교해졌다. 그리고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도 창출할 줄 아는 연기자로 성장했다.

2005년 사극 ‘서동요’의 주연으로 출연한 이보영에 대해 연출자 이병훈 PD는 “이보영의 이미지가 단선적인 데다 연기자로서 시청자 사이에 존재감이 약했다. 하지만 작품을 하면서 매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56부 대작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다. 이보영의 방송 전후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열애 후 작품에 캐스팅이 안 됐고, CF 재계약도 안 됐다. 남자친구가 있다고 알려진 이후 남자 배우가 같이 일을 안 하려고 하더라. 사실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풋풋하지도 않고 나를 대체할 배우는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다. 남자친구가 있어도 같이 하고 싶은 배우가 돼야겠구나 싶었다. 연기에 최선의 노력을 했다”는 이보영의 말에서도 그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소탐대실하지 않고 멀리 보며 승부를 거는 자세와 부족함을 개선하려는 치열한 노력 외에 또 다른 이보영의 성공 비결은 사생활의 긍정적 관리다. 스타로 부상한 뒤 자신의 사생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스타성과 상품성이 추락하는 연예인들이 많다. 지성과의 열애 사실이 알려진 이후 결혼에 이르기까지 이보영은 자신의 사생활 관리를 철저히 했다. 이 때문에 열애 이후 주춤하던 작품 캐스팅도 쏟아졌고 대중의 인기도 여전했다. 지난해 9월 결혼 이후 더욱더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며 연기대상까지 거머쥔 이보영이 지금의 자세를 견지한다면 성공한 스타로서의 지위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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