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노역과 코믹 연기로 성공한 스타! 왜?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4-03-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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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아”로 시작해 “젠, 젠, 젠틀맨”으로 터졌다

“일용이, 이놈아”, “공부 잘해 취직한 너만 잘났냐/ 백수지만 꿈 많은 나도 잘났다 젠.젠.젠. 젠틀맨이다…”. 하나의 대사와 하나의 노래 ‘젠틀맨’송을 들으면 한 연기자의 성공 비결을 금세 알 수 있다.

“워매 징하게 맛있다.” KBS 예능 프로그램 ‘마마도’에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날리며 눈길을 끄는 김수미(63)다. 김수미는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연극 등을 가로지르며 60대 연기자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여자 연기자다. 젊은 스타 못지않은 인기와 경쟁력 그리고 작품량을 소화하며 우리 시대 성공한 중견 연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수미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기자로서 경쟁력은 노역 연기와 코믹 연기다. 그는 남들이 꺼려하고 어려워하는 노역과 코믹 캐릭터 연기를 경쟁력 삼아 대중문화의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노역’과 ‘코믹’이라는 우물을 오랫동안 파 일가를 이루며 성공한 스타로, 그것도 경쟁력 있는 연기자로 우뚝 선 것이다.

“나의 연기 인생은 일용 엄니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처녀 때도 나는 할머니 등 노역을 맡았다.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김수미의 말처럼 그녀는 결혼 전에도 노역을 맡았다. 그녀를 스타덤에 올려놓고 1986년 MBC 연기대상을 안긴 ‘전원일기’의 일용 어머니 역을 맡았을 때 나이가 29세였다. MBC 공채 선배이자 불과 한 살 아래인 박은수가 맡은 일용의 어머니역을 김수미가 맡은 것이 20대였다는 것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만큼 그녀는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노역에 관한 한 탄탄한 내공을 쌓았다.

‘전원일기’에 함께 출연한 최불암은 “노역은 매우 어렵다. 자칫하면 스테레오 타입식의 연기로 진부할 수 있다. 매우 정교한 연기의 세기가 있어야만 노역 연기를 잘할 수 있다. 김수미는 정교한 세기에 세밀한 감정을 담아 최고의 노역 연기를 선보이는 연기자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또한 김수미 하면 웃음 먼저 짓는 관객과 시청자들이 다수다. 영화 ‘가문의 위기’ ‘마파도’ ‘위험한 상견례’,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뱀파이어 아이돌’ 등 그녀의 출연작을 떠올리면 웃음이 절로 난다. 김수미표 코믹 연기 때문이다.

코믹 연기는 자칫하면 과장으로 흘러 개연성을 떨어뜨리거나 몰입감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걸쭉하면서도 정감 있는 독특한 목소리와 어투에서부터 표정, 액션 연기에 이르기까지 과장은 있지만 시청자나 관객이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게 하면서 웃음을 폭발시키는 김수미표 코믹 연기는 여자 연기자 중 독보적이다. 욕마저도 그녀의 입을 통해 나오면 웃음을 유발하는 기제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만큼 코믹 연기에 관한 한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

‘가문의 위기’ ‘맨발의 기봉이’ 등에서 함께 연기한 신현준은 “김수미 선생님은 코믹 연기는 연기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성과 진정성이 담겨 있어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한다”고 김수미표 코믹 연기의 특징을 설명했다.

김수미는 카메라 워크나 편집 등 기계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이미지를 살리는 개성화된 연기가 가능한 탄탄한 연기력이 있었기에 자연스러운 노역과 코믹 연기가 가능했다. 또한 김수미의 극본이나 시나리오를 뛰어넘는 즉흥대사(애드립), 즉흥연기도 노역의 진정성을 배가시키고 코믹 연기의 웃음을 폭발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김수미의 빼어난 노역과 코믹 연기의 밑바탕에는 그녀가 늘 책과 글을 함께 하며 사유와 상상력을 증대해 왔다는 사실이 자리한다. 그녀의 독서량은 연예계에서 유명하며 생활을 담담하게 정리하는 수필집도 냈다. 이러한 독서와 글쓰기는 김수미로 하여금 연기자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상상력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연기에 인생과 삶을 투영시킨다. 그래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노역과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 연기를 하면 시청자와 관객이 공감을 하는 것이다. “대학시절 등록금을 벌기 위해 탤런트 시험을 봤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다”는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탤런트로 입사한 뒤 44년째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역과 코믹 연기를 전면에 내세운 우리의 영원한 ‘일용 엄니’ 김수미는 대중문화계에서 여전히 유효성을 발휘하는 연기자다. 그녀는 말한다. “‘김수미가 나온 영화와 드라마는 꼭 봐야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우리는 김수미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웃을 준비를 한다. 그리고 김수미가 있어 한국 대중문화의 지평은 넓어지고 있다. 그것만으로 김수미는 연기자로서 성공한 연기자며 그녀의 바람을 이미 이룬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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