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작가’유정진‘BEING IN THE DARK’展...갤러리 도스 3월7일부터

입력 2012-02-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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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진의 ‘어둠속 존재(BEING IN THE DARK)’전이 갤러리 도스에서는 오는 3월7일부터 6일간 열린다.

유정진의 작업에서 모든 생명은 자연 속에서 생성되고 소멸됨을 반복한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자연의 질서는 연속적인 고리를 가지고 지금도 계속 순환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우리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사람에게는 사유하는 능력이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고리의 그늘진 뒷면에 대해 늘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다. 어둠이라는 것은 빛의 반동처럼 우리의 인생에 항상 내재해 있다.

하지만 대부분 눈에 보이는 현실에만 몰두한 채 일상을 보낸다.

작가에게는 개인적 경험에 의해 각인된 죽음은 이러한 어둠이라는 삶의 그늘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 곳에서 느낀 존재의 부재는 예술로서 승화된다.

작품에 나타난 작가의 의식에는 삶과 죽음, 무형과 유형 등 이성에 의해 구분되어진 이분법적인 범주가 반영된다.

그러나 어둠 안에서는 모든 만물을 품에 아우르듯 고요한 짙음이 표면의 형상을 뒤덮는다. 이 곳은 부정의 공간만 되는 것도 아니고 긍정의 공간만 되는 것도 아니다. 숫자의 제로(0)처럼 종결점이 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것들을 하나의 원점으로 모으는 무한대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처럼 어둠은 감각적인 현실의 시공간을 초월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에 대해 예술적 상상력을 더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작가는 이 곳에서 진정한 예술적 자유를 느낀다.

어둠 안에서 떠진 내면의 눈은 본질을 향한다. 만물에 내재되어 있는 공존과 대립의 질서는 수직과 수평이라는 최소한의 조형언어로 표현된다. 특히 화면에서 분리되어 가로지르는 이질적인 선들에 의해 이런 느낌들은 더 강조된다.

작가에게 가느다랗고 긴 끈의 형상들은 하늘의 신에게 닿고자 높이 뻗은 솟대처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연결하는 샤머니즘적 의미를 가진다.

유정진의 작품에서 전체적인 이미지를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색이다. 작가가 조합하여 만들어 낸 검은 계통의 색과 붉은 계통의 색은 원초적인 상징성을 가진다. 검지만 검은 색은 아닌 짙은 색은 시각적인 형상을 가리고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어둠 그 자체이다. 붉지만 붉은 색은 아닌 감색은 어둠에 상응하여 나쁜 기운을 내쫒는 주술적인 의미를 가진다. 이렇게 화면 안에서 보여지는 검음과 붉음의 극적인 만남은 시각적인 강렬함을 주는 것과 동시에 어둠을 강하게 부각시킨다.

작가는 어둠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예술로 정화시키고 그 자체를 받아들인다. 빛이 차단된 어둠이라는 세계에서 감각적인 시야는 완전히 가려지고 형상도 사라진다. 하지만 그 한계를 알 수 없는 내면의 심연은 비가시적인 것들에 대해 더 잘 느끼고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예술로써 형상을 배제한 채 실재하지 않는 무형의 것을 실재하는 유형의 것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하지만 작품을 감상하면서 자신의 어둠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본질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유정진이 우리에게 주는 전시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유정진은

2003 런던예술대학교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 and Design, Fine Art, 석사졸업(MA)

2002 런던예술대학교 Chelsea College of Art, Fine Art, 석사수료 (Pg Dip course)

2000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 학사졸업(BA), 서울

개인전

2012 BEING IN THE DARK 갤러리도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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