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에서 만난 사람] 아다치 타다오 와코 대표 “미스테리골프는 실패 거듭하며 완성한 브랜드”

입력 2016-01-26 10:30 수정 2016-01-2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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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스테리 골프클럽을 제조, 유통하고 있는 와코엔터프라이즈 아다치 타다오 대표를 일본 오사카에서 만났다. 지난 2011년 한국 대리점에 방문 때 첫 대면 이후 5년 만의 만남이다. (오상민 기자 golf5@)
▲일본 미스테리 골프클럽을 제조, 유통하고 있는 와코엔터프라이즈 아다치 타다오 대표를 일본 오사카에서 만났다. 지난 2011년 한국 대리점에 방문 때 첫 대면 이후 5년 만의 만남이다. (오상민 기자 golf5@)

일본 오사카(大阪)는 흥미로운 도시다. 없는 게 없다는 도톤보리(道頓堀)엔 밤낮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유흥가와 쇼핑거리로 유명한 난바(難波)는 불야성이란 말론 부족할 만큼 잠 못 이룰 광경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간사이(関西) 지방 특유의 활력과 에너지가 다이내믹한 오사카의 원동력이다. 최근 오사카에서 만난 아다치 타다오(足立忠雄) 와코엔터프라이즈 대표도 흥이 넘치는 사람이다.

그가 경영하는 와코엔터프라이즈는 미스테리골프라는 골프클럽 브랜드를 제조ㆍ유통하는 회사다. 그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1년 서울 서초구의 미스테리골프 한국 대리점에서 첫 대면 이후 5년 만의 두 번째 만남이다. 당시 아다치 대표는 미스테리골프 사상 처음으로 컴포지트 드라이버(복합소재 드라이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한국 대리점에서 열린 긴급회의에 참석, 신제품 콘셉트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건네주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기억에 남는 건 드라이버 신제품 콘셉트가 아닌 아다치 대표의 유쾌함뿐이다. 그러고 보면 참으로 유쾌한 사람이었다. 5년 전 그 기억을 안고 오사카 요도가와(淀川)구 니시나카지마(西中島)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오사카 시영 지하철(오사카 교통국)과 서일본 여객철도(JR 니시니혼), 도카이 여객철도(JR 도카이)가 운행하는 신오사카역에서 빠른 걸음으로 5분, 여유 있게 걸어도 1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다.

좁디좁은 승강기를 타고 그의 사무실로 올라갔다. 열린 사무실 문 사이로 그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히도 그는 기자에 대한 기억이 또렷했다. 인터뷰와 사진촬영을 싫어하는 그를 장시간 괴롭혔던 사람은 ‘기자가 유일했던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그는 변하지 않았다. 5년 전처럼 유쾌하고 흥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변한 게 있다면 흰머리가 늘었을 뿐이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자주 ‘딴소리’를 한다. 신제품 드라이버 콘셉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맛집 이야기로 빠지거나 농담으로 답변을 대신한다. “올해 신제품 카탈로그인데 100장 줄테니까 가져가세요.” 물론 그의 농담이 전부 재미 있었던 건 아니다.

▲아다치 대표의 끼와 흥은 미스테리골프 로고에 그대로 묻어난다. 문자마다 크기가 모양이 전부 다른 장난스러운 로고는 즐거운 골프를 표방하는 그의 골프관을 대변한다.
▲아다치 대표의 끼와 흥은 미스테리골프 로고에 그대로 묻어난다. 문자마다 크기가 모양이 전부 다른 장난스러운 로고는 즐거운 골프를 표방하는 그의 골프관을 대변한다.

그의 유쾌한 성격은 미스테리골프 로고에 그대로 녹아 있다. 문자마다 크기와 기울기가 제각각인 로고는 늘 즐거운 골프를 표방하는 그의 골프관과 닮았다. “진중하게 오래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업무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도록 되도록 짧게, 집중해서 일을 하는 편이다.” 사실 모두가 원하지만 좀처럼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보면 그의 골프클럽에 대한 열정이 장난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다치 대표가 미스테리골프라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쏟아낸 열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며 완성한 눈물겨운 역작이다. 그런 만큼 고집스럽게 지켜온 콘셉트도 많다.

우선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소재나 성능에서 자신이 없는 브랜드일수록 복잡한 컬러와 디자인을 추구한다. 미스테리골프는 소재와 성능만으로 승부한다.” 그가 진지한 모드로 바뀌었다.

리얼 로프트도 미스테리골프가 고집하는 영역이다. “다수의 브랜드에서 표기하는 로프트 각도는 실제와 1~2도 정도 차이가 있다. 골퍼들이 로프트 각도를 알고 시타를 하면 선입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교묘한 상술을 이용하고 싶지는 않다.” 그의 눈에선 확신이 보였다. 어쩌면 그의 유쾌함도 클럽에 대한 확신에서 나왔는지도 모른다.

사실 그는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골프에 입문하면서 휴일마다 골프 연습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업무 특성상 해외출장이 잦은 탓에 해외에서의 라운드 기회도 많았다. 그러면서 조금씩 골프에 빠지게 됐고, 골프클럽과 소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늘 유쾌한 사람이다. 하지만 자신의 클럽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누구보다 진지한 사람으로 바뀐다. 그의 미스테리골프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 완성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오상민 기자 golf5@)
▲그는 늘 유쾌한 사람이다. 하지만 자신의 클럽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누구보다 진지한 사람으로 바뀐다. 그의 미스테리골프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 완성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오상민 기자 golf5@)

골프클럽과 지식(정보)이 쌓이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그러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용기가 필요했다. 확신은 있었지만 현실은 냉혹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정직한 클럽에 대한 확신은 놓지 않았다. 결국 자신이 직접 이름붙인 미스테리골프는 간사이 지방을 중심으로 영역을 넓혀갔고, 지금은 한국과 대만, 중국, 태국 등에 대리점을 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수차례 실패를 맛보면서 여기까지 왔다. 실패를 두려워했다면 오늘은 없었을 것이다. 실패로 인해 얻는 것도 많다. 처음부터 완벽한 건 없다. 실패를 통해 하나씩 배워나가는 자세가 더 중요하지 않은가.”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그가 누구보다 강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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