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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40년 교편 놓고 '사주쟁이'로…남창환 "의지가 중요, 숙명은 없다"

입력 2019-10-16 13:38 수정 2019-10-17 10:14

"적중률 60~70%"…"이름 바꾼다고 인생 안 변해"

▲사주명리학자인 '간산' 남창환 선생이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간산철학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사주명리학자인 '간산' 남창환 선생이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간산철학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포항고에서 7년, 성신여고에서 28년 등을 더하면 대략 40년쯤 된다. 사주 좀 볼 줄 아는 '국어선생님'으로 오랜 시간을 살아온 간산(艮山) 남창환 선생은 정년 퇴임 후 이제 알아주는 '사주쟁이'가 됐다.

17세에 주역을 처음 공부하고, 27세에 명리학을 공부한 그는 교편을 잡으면서도 꾸준히 사주에 관심을 기울였다. 한해에만 수백 명의 학생을 만나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도 누구보다 유리했다. 2000년대 초반, 당대 제일의 주역가로 꼽히는 대산(大山) 김석진 옹에게 찾아가 2년여간 가르침을 받고, 간산이란 호도 받았다.

현대인들은 삶이 고달프거나 고민이 있을 때 사주를 본다. '사주팔자'라는 게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이것'이 자신의 인생을 좌우한다고 믿는 것일까. 과학적 체계는 갖춘 '제대로 된' 학문이긴 한 것일까. 궁금증과 의심을 갖고 서울 잠실동에 있는 명역점(命·易·占) 연구소에서 남 선생을 만났다.

◇"명은 49, 운은 51"

다짜고짜 '사주는 정말 과학적인 것인가'라는 질문부터 던졌다.

"사주가 같은 사람이 우리나라에 50~100명 정도 있어요. TV에서 같은 사주인데 한 명은 노숙자, 한 명은 잘나가는 CEO(최고경영자)라고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주기도 해요. 사주가 똑같은 사람이 같은 시간에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죠. 흔히 '운명' 혹은 '명운'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명'은 거역할 수 없는 하늘의 천명이에요. 비 내리는 것과 같아요. 하늘에 모여있는 구름의 양과 수분의 양이 다 소진될 때까지 비가 내리죠. 하늘이 '홍수가 나면 사람이 죽으니까 비를 그치게 해야지' 하는 법이 없어요. 하늘은 끝까지 있는 것만큼 비를 내립니다. 하지만 내리는 비에 대해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는 다르겠죠. 전날 뉴스 일기예보를 보고 우산을 준비하는 사람, 우의를 준비하는 사람, 일기예보를 놓쳐서 아침에 그냥 나가서 비를 흠뻑 맞는 사람이 있듯이요."

그에 따르면 '명'은 하늘의 비처럼 거역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운'은 움직이고 변화한다는 뜻을 가진다. 비가 온다는 게 '명'이라면 비가 오는 사실에 대해 대처하는 인간의 여러가지 노력과 의지의 대응 자세는 '운'인 것이다. 그는 "명은 49, 운은 51"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자유 선택, 판단 의지가 작용하면 훨씬 더 다양한 결과가 나와요. 숙명론적인 게 절대 아닙니다. 인간의 대응의 자세, 의지, 노력, 피와 눈물, 그리고 땀이 중요해요. 내가 오늘 재운이 좋다고 한들 집안에 가만히 있으면 500원짜리 동전도 주울 기회가 없잖아요."

◇점쳐서 100% 나오면 하느님 부처님

그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당시 고전문학 선생님의 '주역을 읽어본 사람이 있느냐'는 물음에 큰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날로 대구 서점에 가서 주역 책 한 권 샀다"라며 "점치는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남 선생은 '귀신이 곡할 정도'로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그때부터 그의 '사주' 공부는 시작됐다. 중국엔 '초씨역림', 일본엔 다까시마 선생이 쓴 '고도 역단(다까시마 에끼단)'이 있다. 우리나라에 점법으로써 주역을 연구한 사람은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 그가 그 중 한 명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도 그때 그 경험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대산 김석진 선생이 쓴 주역점해가 있습니다."

남 선생은 스스로 한국을 대표하는 주역점법 연구자라 자부한다. 남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그렇다면 적중률은 얼마나 될까. "점쳐서 100% 나오면 하느님이나 부처님인 거죠. 제 적중률은 60~70%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 '간산 주역점법'을 낸 이후 5년 만에 두 권의 책을 더 냈다. '간산 사주명리학 개론'과 '간산 사주명리 일주론'이다. 직접 출제한 '사주명리 수준별 문제'까지 넣었다. 그는 "우리나라에 개론다운 개론서가 없다"며 "학문적 성과를 깔고 객관성을 유지하려 했다"고 말했다.

▲17살에 주역을 처음 공부한 남 선생은 최근 '간산 사주명리학 개론'과 '간산 사주명리 일주론'을 펴냈다. 기자에게 사주명리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남 선생의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17살에 주역을 처음 공부한 남 선생은 최근 '간산 사주명리학 개론'과 '간산 사주명리 일주론'을 펴냈다. 기자에게 사주명리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남 선생의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사주명리학에 궁합 개념 없다

이름을 바꾸면 인생이 바뀌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영향력은 10~15% 정도라고.

"불릴 때 약간의 영향력은 있겠죠. 연예인이나 엔터테인먼트에 종사하는 이들의 이름은 중요해요. 그래서 잘 지어야 하죠. 어릴 때 이름을 잘 지으면 약간의 도움은 받을 수 있어요. 다만 운명을 확 바꿀 만큼은 아니에요. 그런 일이 생기면 저도 이름을 바꾸겠어요." (웃음)

그를 찾아오는 이들의 계층은 양극화돼 있다. 중간층은 별로 없다. 아주 잘나가는 사람이 부와 권력을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느냐며 찾아오거나, 춥고 배고픈 이들이 어떻게 하면 현실을 벗어나 배부른 처지로 변화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한다.

방문객의 20~30%는 '궁합'을 물어본다. "웃기는 게 사주명리학에는 원래 궁합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요. 수요에 의해 창조된 개념이죠. 저한테 궁합 물어보러 찾아올 정도면, 이미 결혼을 각오하거나 진행 중인 상태겠죠. 예전엔 궁합이 좋지 않으니 헤어지라고도 말했는데, 안 헤어지더라고요. 주의사항만 말해줘요. 가끔 5~10년 후 이혼했다며 찾아오는 이들도 있더라고요."

사주명리학자인 그도 자녀의 진로 문제엔 관여하지 않았다. "집사람은 '아버지가 사주 좀 보고 선택 좀 해주길 바란다'고 말해요. 하지만 제가 조언한다고 아이들이 말 듣겠어요? 제가 조언해서 잘 풀렸다고 해도 누군가 '아버지가 조언해준 덕분'이라고 한다면, 아이의 선택이 어떻게 되겠어요? 실패하든 성공하든 본인의 선택인 거죠. 제 자신의 일도 마찬가지예요. 하루하루 즐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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