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조 빚투 증시, 반대매매 10% 폭등에 '패닉셀' 경고음 [세계는 지금 빚투]
입력 2026-07-13 05:00
코스피 신용잔고는 '오름세, 코스닥은 '내림세'
개인 투자자 '코스피 롱, 코스닥 숏' 투심 반영

국내 증시 빚투 규모가 38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10%까지 치솟으며 투매(패닉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증시 급락기마다 이 비중이 5%를 넘어서면 패닉셀로 이어졌던 만큼, 증시 하방 압력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제때 갚지 못한 초단기 빚인 '위탁매매 미수금'은 올해 상반기 내내 1조원대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월 1조210억원이던 미수금은 5월 1조3492억원까지 치솟았고, 6월에도 1조298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7월 9일에는 1조4322억원까지 늘어났다.
문제는 제때 외상 대금을 갚지 못해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는 '반대매매' 급증이다. 1~2월만 해도 100억원을 밑돌던 반대매매 금액은 3월 368억원, 6월에는 694억원으로 증가했다. 7월 9일에는 하루에만 1422억원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따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 역시 1월 1.0%에서 6월 5.1%로 5배 증가했고, 7월 9일 10.2%까지 뛰어올랐다.
정상휘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수거래는 구조상 투자자들이 단기 주가 반등을 기대할 때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주가 하락 시 짧은 결제 시한 때문에 외상 대금 미상환 위험이 매우 커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수금 중 강제 청산되는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단기 변동성이 커진 시장 흐름 중에서도 하방 압력이 더 커졌다는 흐름을 보여준다"며 "2025년 이후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과 코스피 추이를 봤을 때, 5%를 넘었던 경우는 모두 증시 하방 압력이 강했던 때로, 투자심리 위축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후행적 지표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나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대매매 비중이 5%를 넘었다는 점은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를 확산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증시 급락기나 대형 테마주 붕괴 및 글로벌 긴축 충격 등 신용융자 무리수가 터졌던 시기를 보면, 이 비중이 5%를 돌파한 이후에 본격적인 패닉셀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 대출로 주식을 산 뒤 남아있는 빚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불어났다. 1월 30조2779억원으로 출발한 전체 잔고는 5월 들어 38조227억원까지 늘어나며 정점을 찍었다. 6월에는 37조3282억원을 기록했다.
정나영 연구원은 "신용거래융자와 위탁매매 미수금은 주가 상승에, 신용거래대주(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라는 점에서 결국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 상승론이 우세했음을 보여준다"며 "결과적으로 이 자금들이 레버리지를 통한 증시 자금 유입 원천이 되며 증시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장별 온도 차가 두드러졌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잔고는 1월 10조4230억원에서 6월 8조 937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신용잔고는 19조8549억원에서 29조2346억원으로 늘어났다. 7월 9일 전체 신용잔고 36조6336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코스피가 28조9374억원, 코스닥이 7조7962억원을 차지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을 버리고 코스피 대형주나 특정 주도주로 신용 자금을 옮겨 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휘 연구원은 "코스피 및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각 지수 추이와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을 정도로 증시에 대한 센티먼트(sentiment)를 보여주는 척도"라며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롱(Long), 코스닥 숏(Short)' 투자 심리가 시장 추이와 신용거래 추이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정나영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의 약 67%를 차지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로 이동하면서 양 시장 간 차별화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상반기 중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간 거래대금 격차가 작년 2배 미만에서 올해 상반기 중 2.5배 이상으로 벌어졌고, 코스피 내에서도 레버리지 ETF 출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중·소형주 간 차별화가 심화하기도 했다"고 짚었다.
빚을 내 주가를 밀어 올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상반기 내내 폭발한 것과 달리,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신용거래대주 잔고'는 하락세를 보였다. 1월 520억원이던 신용거래대주 잔고는 3월 374억원, 6월 317억원에 이어 7월 9일 279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정상휘 연구원은 "공매도 수요를 뜻하는 대주 잔고가 6월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 하강하고 있다"며 "하방 압력 우세 흐름 속에 공매도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적당한 수익 실현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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