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이온 배터리, 미·중 기술전쟁 게임체인저로…공급망 새 판 짠다
입력 2024-12-22 16:56
미국, 전 세계 매장량 92%…자연 발생으로 생산비 저렴
中 광물 통제 등 자원 무기화 시도 무력화
“안보 위해 나트륨 배터리 개발 우선해야”

탄소 중립 기조로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들에 대한 쟁탈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배터리 분야의 국제표준인 리튬이온 전지에서는 중국이 초기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핵심 원료 공급망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튬은 지구 지각의 0.006% 수준으로 희귀해 ‘하얀 석유’로도 불리는데, 현재 중국·호주·칠레 3개국이 전체 생산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등장은 중국의 독점적 지위를 깨트리면서 에너지 안보가 걸린 양국 기술 전쟁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수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기술은 리튬 대신 소다회라는 탄산나트륨을 사용하는데, 리튬과 달리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특히 전 세계 나트륨 매장량의 92%를 차지한 미국에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소다회를 합성해 만들어야 하지만, 미국은 자연 발생 탄산나트륨이 막대하게 매장돼 있다. 전문가들은 “소다회는 합성할 수 있지만 채굴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보다 더 견고하며 잠재적으로 더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광물의 기본적인 특성상 부피가 더 크고 무겁다는 점은 걸림돌로 꼽힌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궁극적으로 전기차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벼운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차량의 주행거리에 방해될 수 있는 추운 날씨를 포함해 더 넓은 온도 범위에서 작동하는 더 안전하고 저렴한 전기차 배터리가 개발될 수 있다.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에너지 저장 연구 책임자이자 리튬이온배터리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컨소시엄의 책임자인 벤캇 스리니바산은 “미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발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주요 광물들을 손에 쥐고 이를 무기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와 재생 에너지 인프라의 다른 구성 요소에 필수적인 광물 수출을 반복적으로 제한해왔으며, 최근에는 희토류 원소의 수출을 금지했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흑연 수출에 대한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 전 세계가 배터리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면 중국이 1970년대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수준으로 다른 국가를 압도할 위험성이 있다고 WSJ는 경고했다.
랜든 모스버그 피크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매우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면 중국으로부터 배터리 기반 에너지 독립을 구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미국 그리드 에너지 저장에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도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미 내년 유틸리티 회사와 독립 전력 공급업체를 위해 몇 개의 소규모 파일럿 설비를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스리니바산이 이끄는 컨소시엄 연구원들은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현재 저가형 전기차 배터리 표준인 리튬인산철(LFP)만큼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기차용 배터리팩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중 하나는 중국이 통제하는 중요 광물인 니켈을 제거하기 위해 현재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화학 물질을 조정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스리니바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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