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조 시장 열린다'⋯ 은행권, 디지털자산 2단계법에 '직접 수탁' 기대감

입력 2026-08-25 14:04

하나 VASP 신고 수리·수협 신규 투자…수탁시장 '꿈틀'
2020년부터 지분투자·합작법인으로 커스터디 진출
9월 2단계법 발의 추진…은행권 "직접 수탁 허용해야"

(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제정을 앞두고 은행권의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행 제도상 직접 진출이 막혀 전문업체 지분 투자나 합작법인 설립에 머물렀던 은행들은 2단계법을 계기로 직접 수탁의 길이 열리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과 글로벌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비트고의 합작법인 비트고코리아는 최근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를 마쳤다. 지난 2024년 설립된 비트고코리아는 이를 토대로 기관과 법인을 겨냥한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을 본격화한다.

수협은행도 최근 디지털자산 수탁 기업 인피닛블록 지분 14.95%를 사들여 iM뱅크와 함께 공동 2대 주주로 올라섰다. 5대 금융지주 중심이던 커스터디 투자가 지방은행과 특수은행 등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커스터디는 기업과 개인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관리하는 서비스다. 법인은 자산 보호와 출금 권한 통제, 자금세탁방지(AML) 체계가 필수적인 만큼 시장 참여가 늘수록 전문 수탁 수요도 팽창한다. 업계는 국내 법인의 잠재 수탁 수요가 보수적으로 잡아도 7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은행권은 수년 전부터 시장 선점에 공을 들여왔다. KB국민은행은 2020년부터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투자해 지난해 추가 출자를 단행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2021년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지분을 넣었다. 우리은행은 2021년 합작 설립한 디커스터디가 2023년 비댁스에 인수되면서 비댁스 지분을 쥐고 있다.

은행들이 우회로를 택한 이유는 제도적 족쇄 탓이다. 자본시장법상 신탁 가능 재산은 금전·부동산 등 7종으로 한정돼 가상자산이 제외돼 있다. 은행이 수탁업을 직접 수행할 법적 근거가 전무해 전문 VASP를 통한 간접 진출만 이어졌다.

이러한 규제 공백을 해소할 2단계 입법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마련에 대해 “협의에 본격 속도를 내겠다”며 가을 입법 추진 의지를 밝혔다.

당정과 국회는 9월 정기국회에서 유동수 정무위원장 명의의 통합안 형태로 법안 발의를 추진 중이다. 입법안에는 커스터디를 독립 업권으로 제도화하고 인허가 및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상장사·기관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시점도 법안 통과와 연동된다.

은행권은 디지털자산 수탁을 은행의 부수·겸영업무로 인정해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접 수탁이 풀리면 기존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실물연계자산(RWA), 결제·담보관리까지 신사업 영토를 확장할 수 있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수탁업을 별도 업권으로 명확히 하고 은행의 기존 자본·내부통제 역량을 인정해 별도 인허가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은행의 부수·겸영업무로 허용해 직접 수탁이 가능해지면 향후 법인·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 RWA의 보관부터 결제·담보관리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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