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SK하이닉스 ADR 상장에 흥행 예감…“외국기업 역대 최대 IPO 될 것”

입력 2026-07-06 13:34

290억달러 규모⋯2014년 알리바바의 250억달러 웃돌 전망
미국 투자자 접근성 크게 개선⋯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
마이크론과 기업가치 격차 줄이는 계기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연합뉴스)

미국 월가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역대 최대 규모 외국기업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핵심 기업인 데다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흥행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주 약 290억달러(약 44조원) 규모의 ADR 상장이 외국기업의 미국증시 상장 중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라고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2014년 알리바바그룹이 250억달러에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이 기록을 보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10일 나스닥거래소에 데뷔할 예정이다. 이번 상장의 핵심 목적은 자금 조달보다 미국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지금까지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증시 거래시간에 맞춰 직접 SK하이닉스 주식을 사거나 거래량이 적은 비공식 ADR을 이용해야 했다. 나스닥 상장이 완료되면 미국 정규 거래시간에 직접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투자 편의성과 유동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니얼 모건 시노버스트러스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은 반도체주에 대한 열기가 극도로 높은 시기”라며 “미국 투자자들을 주주로 끌어들이기에 좋은 때”라고 말했다. 디 저우 손버그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상장은 한국 주식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투자자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사이클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순수 투자처”라고 평가했다.

또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미국 경쟁사인 마이크론과의 기업가치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6.2배로 마이크론(약 7배)보다 낮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성장에 힘입어 최근 1년간 주가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양사의 시가총액은 모두 1조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 업종 전반도 강세를 이어가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1년간 125% 폭등했다.

미국 상장은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에 편입되면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의 기계적 매수세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과 미국 시장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하려는 차익거래 자금까지 유입되면 거래량과 유동성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AI 투자 열풍이 과열됐다는 경고도 나온다. AI 인프라 투자를 이끄는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둔화하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급격히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 산업 특유의 공급 과잉과 가격 급락을 반복하는 경기 순환 역시 여전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에드 오고먼 리버웰스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잠재적 투기 거품에 들어설 위험이 있다”며 “이처럼 급등한 종목에 투자할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는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 대규모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미국 상장은 생산능력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AI 투자자 기반을 넓혀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 전략적 행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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