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지분 11% 돌파…‘엔진+완제기’ 한국형 스페이스X 박차
입력 2026-07-01 16:51
KF-21·FA-50에 엔진·레이더·무장 결합…K방산 수출 체급 키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그룹 합산 지분율을 11%대로 끌어올렸다. KAI 2대 주주 지위를 굳히면서 항공우주·방산 사업 협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특별관계자의 KAI 지분율은 기존 10.15%에서 11.21%로 1.06%포인트(p) 높아졌다. 보유 주식 수는 989만6023주에서 1093만623주로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5거래일에 걸쳐 KAI 보통주 103만4600주를 장내매수했다. 투입 금액은 1499억5987만원으로 전액 자체 보유 자금이다.
한화 측 KAI 지분은 구체적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8.67%, 한화시스템 1.53%,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1.01% 씩이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 지분율 26.41%에는 못 미치지만, 국민연금을 제치고 확보한 2대 주주 지위를 더 공고히 한 셈이다. 대량보유 보고서상 보유 목적도 ‘경영권 영향’으로 기재됐다. 한화 측은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회사 경영 목적에 부합하는 행위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확대를 단순 재무투자보다 항공우주·방산 사업 결합을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본다. KAI는 KF-21 보라매 전투기, FA-50 경공격기, T-50 훈련기, 수리온 헬기 등을 개발·생산한 국내 유일의 완제기 체계종합 기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항공엔진, 발사체, 위성, 레이더, 항전장비, 지상·해양 방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 협력이 강화되면 KAI의 완제기 플랫폼에 한화의 엔진·항전·무장·위성·MRO 역량을 결합할 수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에 탑재되는 F414 엔진을 공급하고 있으며, 한화시스템도 AESA 레이더와 임무컴퓨터, IRST 등 핵심 항전장비를 맡고 있다. 이미 협력 관계가 형성된 만큼 지분 확대가 사업 시너지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
글로벌 방산 시장의 흐름도 한화-KAI 협력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중동과 유럽 등 해외 고객은 기체 단독 구매보다 엔진, 무장, 항전장비, 정비, 후속지원, 기술 이전을 묶은 패키지형 수출을 요구하는 추세다. 완제기와 핵심 부품, 무장체계를 한데 묶어 제안할 수 있느냐가 수출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우주 분야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한화가 보유한 발사체·위성·방산전자 역량에 KAI의 위성 개발 및 항공 플랫폼 역량이 더해지면 발사체부터 위성 제작, 운용, 지상체계까지 잇는 국내 최대 우주항공 밸류체인 구축이 가능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경남 창원·사천과 전남 고흥을 잇는 남부 우주항공 벨트 구상과도 맞물린다.
KAI 최대주주가 수출입은행인 만큼, 향후 지배구조 변화는 정부의 항공우주 산업 재편 판단과 수출입은행 지분 처리 방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KAI의 협력은 국내 항공우주 산업의 중복 투자를 줄이고 수출 패키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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