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홀딩스, 로보틱스 투자자에 '탈출구' 마련…'6년 내 IPO 실패'에 IRR 4% 풋옵션
입력 2026-08-28 15:55

원익그룹 지주사 원익홀딩스가 자회사 원익로보틱스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해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탈출구를 마련해줬다. 6년 내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원금에 연 4%의 내부수익률(IRR)을 보장하는 풋옵션(매도청구권)을 제공하면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익홀딩스는 종속회사 원익로보틱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들과 풋옵션 등을 담은 주주간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약 3500억원 규모다. 원익로보틱스는 제1종 의결권부 전환우선주(CPS) 1370만7750주를 발행한다. 투자자로는 IMM크레딧앤솔루션이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 그로스솔루션1호 유한회사와 한국산업은행이 참여한다.
핵심은 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경로를 원익홀딩스가 보장했다는 점이다. 계약상 원익로보틱스가 거래종결일로부터 6년 이내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원익홀딩스 또는 원익로보틱스가 우선적으로 투자자 보유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당사자 간 합의가 있을 경우 상장기한은 1회에 한해 1년 연장할 수 있다.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 투자자에게 풋옵션이 발생한다. 투자자는 콜옵션 행사기한이 끝난 뒤 정해진 기간 내 풋옵션을 행사해 보유한 CPS 전량을 원익홀딩스에 매도할 수 있다. 이때 매도 가격은 투자원금에 거래종결일부터 매각 시점까지 연 4%의 IRR이 발생하도록 산정된다.
다만, 위약사유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 보호 수준은 한층 높아진다. 상장과 관련한 위약사유가 발생해 패널티 풋옵션이 행사되면 투자자는 투자원금에 연 15%의 IRR을 적용한 금액과 주당 공정지분가치 가운데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보유 주식 전량을 원익홀딩스에 매도할 수 있다. 기타 위약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연 10%의 IRR이 적용된다. 단순히 IPO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와 계약상 위약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구분해 투자자에게 차등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이번 계약으로 원익홀딩스는 약 3500억원의 성장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회사 IPO 실패 가능성에 따른 재무 부담을 떠안게 됐다. 실제 원익홀딩스는 풋옵션의 최대 행사가액이 직전 사업연도 연결재무제표상 자산총액의 10%를 초과한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원익로보틱스의 성장 재원 확보와 IPO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 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구조로 본다. 특히, 최근 자회사 상장을 통한 모회사 일반주주의 가치 희석 우려가 커지면서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진 만큼, FI 입장에서는 IPO 외에 확실한 회수 장치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자회사 중복상장에 대한 시장과 거래소의 시각이 엄격해지면서 자회사 IPO를 전제로 한 투자에는 회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원익홀딩스가 풋옵션을 제공함으로써 FI 입장에서는 상장에 실패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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