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담배회사들이 12년째 이어오고 있는 500억 원대 '담배 소송'의 항소심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서울고법 민사6-1부(김제욱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건보공단이 KT&G·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53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12차 변론을 진행했다.
재판에 출석한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각종 의학 단체에서 ‘흡연이 폐암의 가장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힌 점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1년에 우리나라 국민 6만 명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한다”며 “중장기적 인구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가는 책임지고 미래 세대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철저히 의학적 근거에 따라 판결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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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측은 “흡연 중단 및 재개 여부는 흡연자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력에 따른 것”이라며 원고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번 소송은 건보공단이 처음으로 담배회사에 책임을 물은 사건이다. 2014년 4월 건보공단은 30년 이상 또는 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담배를 피워 폐암과 후두암 진단을 받은 3465명의 환자에 대해 지급한 보험급여를 배상하라며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2020년 1심은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건보공단이 흡연과 특정 질병 발생의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단의 진료비 지급은 담배회사의 위법 행위 때문이 아니라 ‘보험 관계’로 인해 이뤄진 것으로 봤다.
2심에서는 △담배회사의 불법행위 책임 △흡연과 폐암 등 발병 인과관계 △공단의 청구권 및 손해액 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