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딥시크의 성공, 혁신속도 느려진 중국

입력 2025-05-19 19:0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최의현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금년 초 등장한 딥시크는 미국의 간판 인공지능(AI) 모델과 비교하면 가성비 끝판왕이다. 딥시크의 성공은 중국 정부가 금전적 지원과 함께 각종 빅데이터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줬기에 가능했다.

딥시크가 생성한 답변이 챗GPT와 유사성이 높아, 훈련과정에서 챗GPT 데이터를 몰래 활용했다는 의심도 있지만, 저비용·고효율 측면에서 새로운 혁신성을 보여준 것은 분명하다.

국가간섭 늘면서 유니콘 기업 줄어

미국과의 경쟁에서 곤경에 빠진 중국에 딥시크의 성공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딥시크 창업자인 양원펑은 지난 3월 시진핑이 주관한 민영기업좌담회에서 쟁쟁한 대기업을 제치고 상석에 앉았다. 중국 정부는 딥시크에 대한 전폭적 지원과 함께 핵심 인재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기로 하였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보안을 이유로 민간 기업이 해외로부터 자본을 조달받아 기술 개발하는 것을 단속하려고 한다. 기술 혁신은 전폭적으로 지원하지만, 그 대상은 반드시 국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2024년(3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고, 상장하지 않은 유니콘 기업은 모두 97개이다. 이 중 미국 기업은 54개(56%), 중국 기업은 17개(18%)였다.<표 참조>

추세적으로 볼 때 2018년에는 미중 두 나라의 유니콘 기업 수가 같았지만, 그 뒤로는 미국이 상당한 격차로 앞선다. 중국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초기의 혁신을 이끌었고, 디디추싱, 셰인, 틱톡 등이 잇따라 등장했지만, 그다음 간판스타는 눈에 띄지 않는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최소 8년이 걸린다. 중국의 연간 신생 유니콘 기업 수는 2021년 112개로 정점을 기록한 뒤엔 66개, 33개로 반 토막이 났고, 2024년에는 한 달에 두 개꼴밖에는 생기지 않았다. 중국은 정부 주도 기술 혁신이 잘 되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그것은 일부 성공모델만 보여줘서 그런 것일 뿐 혁신의 속도는 분명하게 떨어졌다. 외부에서의 자금 도입을 제한하고, 국가의 간섭이 늘어난 것이 중요한 이유다(Science Business, 2025년 4월 3일 자).

중국에서 신생 기술기업에 대한 지원은 지방정부가 책임진다. 그런데 중국의 25개 도시, 2700여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역량은 제각각이었고, 그 수준에 따라 혁신을 촉진하기도, 방해하기도 하였다(Rodriguez-Posea and Zhang, The cost of weak institutions for innovation in China).

쉬운 예로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통제된 환경에서 성적이 오르는 학생이 있는 반면, 자율적으로 공부할 때 효율이 높은 학생도 있다. 만일 학교에서 강제 학습만 선택할 수 있다면, 다른 개성을 가진 학생의 성과는 떨어지게 되어 있다.

한국, 국제협력 통한 공동 기술혁신을

중국의 전반적인 혁신 성과가 향상된 것은 분명하다. 다양한 대학 평가에서 중국은 아시아 상위권을 넘어, 세계 일류 대학과 경쟁한다. 중국의 과학 논문과 특허 수량은 2010년 중반부터 미국을 넘어섰다. 우리는 이런 지표를 보고, 이제 한국은 중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그런데 국가별 혁신 성과지표에는 ‘국내 지출에서 연구개발(R&D) 비중’, ‘인구 100만 명당 과학자 수’라는 것도 있다. 여기에서 중국은 중하위권이고, 한국은 주요 7개국(G7)보다도 우위다. 미국이나 유럽 모두 중국에 맞서 기술 수준을 높이려 한다. 우리 혼자의 힘이 아니라 국제 협력을 통해 중국의 기술발전에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신사업’ 넓히는 삼성전자…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이것은?
  • 구글에 연간 410만 원 내는 시대 도래…AI가 뒤흔드는 인터넷 구조
  • 5명이 뭉쳐 악당을 상대한다…유쾌한 히어로 무비 '하이파이브' [시네마천국]
  • 넷플릭스, 첫 韓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 공개
  • 6월 중고차 시장, 하이브리드 구매 적기?…전기차는 ‘실속형’ 인기
  • 홈플러스 ‘무더기 폐점’ 현실화?…계약해지 27곳에 임대료 협상 난항 등 ‘진퇴양난’
  • 초여름 맞이하는 강릉 단오제…화성에서 펼쳐지는 뱃놀이 [주말N축제]
  • 리메이크로 돌아온 ‘세븐나이츠 리버스’…기존 팬 잡았지만, 장기 흥행 가능할까 [딥인더게임]
  • 오늘의 상승종목

  • 05.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8,010,000
    • +0.55%
    • 이더리움
    • 3,574,000
    • -0.22%
    • 비트코인 캐시
    • 588,000
    • +4.26%
    • 리플
    • 3,070
    • +1.25%
    • 솔라나
    • 221,400
    • -0.09%
    • 에이다
    • 969
    • -0.51%
    • 이오스
    • 927
    • -0.54%
    • 트론
    • 376
    • -0.53%
    • 스텔라루멘
    • 373
    • -0.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47,220
    • +1.24%
    • 체인링크
    • 19,740
    • +0.56%
    • 샌드박스
    • 384
    • +1.0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