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으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전북 익산의 모교를 방문해 초등학교 시절 은사를 만났다. 정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어려운 시절에도 제자를 향한 사랑과 헌신을 아끼지 않으셨던 스승님들의 가르침과 격려 덕분에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매년 스승의 날 즈음이면 우리는 선생님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하지만 반복되는 교권 침해 소식에 마음 한 켠이 무거운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교육 현장의 안전성이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교육부는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에 대응하는 교권보호위원회가 지난해 4234건 개최됐다고 밝혔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줄었지만, 획기적인 감소세 없이 주춤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교권보호위는 지속적으로 증가세여서 암울한 미래가 예견된다.
교권 침해에 따른 교사들의 사기 저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교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크게 줄어든 것은 그런 현실을 반영한다. 올해 교대 입시에서는 내신 4~7등급까지 합격선이 추락했다. 어렵게 교사가 되고서도 결국 학교를 떠나는 사례마저 늘고 있다. 특히 저연차 교사들의 이탈이 심각해 학교 안팎의 걱정이 크다.
빡빡한 교육과정과 학부모의 높은 기대 사이에서 압박을 받는 교사들에 대해 존경심은 먼 나라 얘기가 되고 있다. 나아가 학생·학부모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딥페이크 등 성폭력 피해를 본 교사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 서이초 사건 이후 변한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최근 몇 년 동안 교원들의 정신건강, 과로, 그리고 교사를 위한 더 나은 지원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기도 했다. 교육부가 오는 9월부터 유·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자가진단 심리검사 진행에 나설 방침이다.
하룻밤 사이 기술이 산업 지형을 바꾸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교사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호기심과 창의력 나아가 비판적 사고를 키워주는 조력자다. 학생들이 답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던지도록 격려하는 사람들이 바로 교사다.
교사들은 이 같은 주요한 임무를 학생들을 위해 수행하지만, 종종 제한된 자원과 엄청난 압박 속에서 그리고 대중의 인정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일한다. 스승의 날은 이러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기회다. 말뿐 아니라 진심을 담아 감사를 표하는 스승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