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곰 캐릭터 활용 게임도 선봬...콘텐츠 역량 강화
고이익 전략 브랜드 확대...작년 영업익 전년比 503%↑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가 송출수수료 부담 압박을 이겨내고 수익성 개선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멀티채널 전략, 디지털 및 콘텐츠 혁신, 지식재산권(IP) 및 전략 브랜드 확대, 5060 마케팅, 신사업·글로벌 확장을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미디어 커머스 기업을 향한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21일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홈쇼핑의 매출은 2276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양호했다. 또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1억 원으로 전년보다 22.9% 증가했다. 롯데홈쇼핑의 수익성 개선 성과는 이미 작년 연간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작년 연 매출은 92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98억 원으로 무려 503.4% 급증했다.
이와 같은 성과는 김재겸 대표의 체질 개선 경영이 주효했다. 김 대표는 앞서 롯데홈쇼핑 전략기획부문장, 마케팅부문장, TV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22년 12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올해로 취임 3년 차 최고경영자(CEO)다.
수장에 오르자마자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은 TV홈쇼핑의 한계 극복을 위한 판매 채널 다각화였다. 특히 ‘원 소스 멀티채널(OSMC)’ 방식을 통해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커머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비용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였다. 유튜브 채널 ‘롯튜브’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작년 2월 미국 소형가전 브랜드 ‘샤크닌자’ 청소기를 롯튜브 쇼트폼으로 공개한 후 라이브 방송에서 50만 명 시청, 누적 주문액 80억 원 돌파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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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및 콘텐츠 혁신’도 그가 구상한 대표적인 사업 전략 중 하나다. 2021년 시작한 가상인간 ‘루시(Lucy)’ 사업은 그가 부임한 후 패션 프로그램 ‘루시톡라이브(Lucy Talk Live)’으로 발전했다. 또 모바일 앱 내 쇼트폼 형태의 상품 소개 서비스 ‘숏핑’을 신설, 일 평균 앱 방문자 수는 20% 이상 증가했다.
김 대표는 롯데홈쇼핑의 대표 캐릭터 ‘벨리곰’을 내세워 수익 모델도 다각화했다. 1월 유통사 최초로 자체 캐릭터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벨리곰 매치랜드’를 국내에서 정식으로 선보였다. 이 게임은 출시 3일 만에 ‘구글 플레이’ 퍼즐게임 인기순위 1위에 올랐다.
고이익 중심의 전략 브랜드 상품 판매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김 대표는 작년부터 ‘OSMC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협의체는 영업ㆍ마케팅ㆍ홍보ㆍSNS 담당자를 한데 모아 경쟁력을 가진 차별화 브랜드를 발굴하는 전담조직이다.
협의체가 발굴한 대표 상품이 바로 카이스트(KAIST) 탈모방지용 샴푸로 유명한 ‘그래비티’다. 롯데홈쇼핑은 작년 9월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석좌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 폴리페놀팩토리과 업무협약 체결 후 업계 단독으로 그래비티 샴푸를 판매했다. 첫 방송에서 60분 만에 2만 병이 팔렸고, 누적 판매량 15만 병을 기록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달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5개국을 시작으로 연간 1만 병의 ‘그래비티’ 독점 수출 계약도 맺었다.
김 대표는 중장년층 타깃 마케팅에 집중하는 동시에 해외 브랜드 유통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패션 브랜드 ‘에이글(AIGLE)’의 독점 판권을 인수했다. 이후 팝업스토어, 편집숍을 운영하며 판매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3월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첫 정규 매장을 개점했고, 연내 주요 점포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의 수익성 개선 성과는 TV홈쇼핑업계의 최대 골칫거리인 송출수수료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뤄낸 것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홈쇼핑업체가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1조9374억 원이었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73.3%로, 전년 대비 2.3%포인트(P) 증가해 업계 부담은 커진 상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작년부터 패션, 뷰티 등 고이익 상품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뷰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상품을 전년 대비 70% 이상 확대했고 향후 고품질, 합리적인 가격대의 K뷰티 브랜드를 지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