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근로자 신규채용 7분기 연속 감소
비자발적 실직자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증가
“노동 개혁으로 위축된 고용시장 회복시켜야”

채용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며 비자발적 실직이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 위축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고용 회복을 위해 노동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등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8일 ‘최근 고용 흐름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최근 고용시장의 주요 특징을 △채용시장 한파 심화 △비자발적 실직자 증가 △초단시간 일자리 증가 △자영업 감소와 구조 변화로 분석했다.
최근 전체 임금근로자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규채용이라 볼 수 있는 근속 3개월 미만 임금근로자 수는 2023년 1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경총은 “최근 채용시장 한파는 내수부진,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수익성 저하에 따라 기업의 신규채용 수요가 둔화한 것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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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위해 졸업을 미루는 청년이 증가하고 졸업 후에도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면 취업하지 않겠다는 경향도 높았다.
실제 지난해 신규 대졸자 19만5000명 중 취업자는 7만7000명으로 39.5%에 그쳤다. 특히 실업자(3만6000명)보다 취업준비자(4만9000명)가 더 많았다.
지난해 비자발적 실직자는 137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경총은 “비자발적 실직자 증가는 최근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 불황과 수출 둔화의 여파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비자발적 실직자는 전년 기준 건설업에서 3만9000명 늘었고 수출 둔화로 제조업에서 2만1000명 증가했다. 또 내수 부진으로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 각각 1만2000명, 2만5000명 늘었다.
작년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임금근로자는 140만6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총은 “최근 플랫폼 종사자나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 증가 등 고용형태가 다변화되면서 초단시간 일자리가 급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늘어난 초단시간 근로자 14만3000명 중 기혼여성이 10만 명으로 69.7%를 차지했다. 이는 초단시간 근로 수요의 상당 부분이 일·가정 양립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로 196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으로 20%를 하회했다. 경총은 “자영업자 비중 하락은 내수 침체 등 경기 불황으로 영업이익은 줄고 부채는 증가하면서 장사를 접는 사례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작년 연령대별 자영업자는 30대와 40대는 각각 3만5000명, 1만2000명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은 2만3000명 늘었다. 이는 경기침체로 폐업한 30~40대 자영업자들이 많아진 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양질의 일자리에 재취업하기 힘든 고령자가 자영업에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최근 고용시장은 얼어붙은 채용, 원치 않는 퇴사 같은 불안 요인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혼여성 중심의 초단시간 근로 활성화, 고령층의 자영업 유입 확대 등 계층별 노동 이동 방향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라면서 “위축된 고용시장을 하루빨리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채용을 옥죄는 노동시장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실직이나 폐업으로 어려움에 처한 인력들이 노동시장으로 빠르게 재진입할 수 있도록 고용서비스 및 직업훈련체계를 개선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