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 날씨보다 춥네…상장 첫날부터 주가 ‘곤두박질’

입력 2024-11-10 09:34 수정 2024-11-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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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상장 당일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물론, 상장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8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공모주 16개(스팩 제외)의 상장 첫날 수익률은 평균 -0.3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에 상장한 11개 종목이 상장일 평균 47.25%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에 상장 첫날을 맞은 △셀비온(37.7%) △인스피언(31.8%) △와이제이링크(81.7%) △루미르(24.3%) △한켐(26.7%)이 연이어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으나, 이후 상장한 대다수 종목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영향이다. 11월에 상장 당일 공모가를 웃돌았던 종목은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51.2%)뿐이다.

통상 10월과 11월은 기업공개(IPO)의 계절적 성수기다. 그러나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무산되면서 공모주 시장이 냉각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내년으로 미루고,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 대신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공모가를 무리하게 높여 잡았던 점이 되레 시장에 악영향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고평가된 공모가 때문에 상장 첫날 주가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하락하는 기업들이 반복해서 나타나자,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는 것이다. 실제 10~11월 상장한 16종목 중에서도 무려 14종목도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위축된 시장 분위기에 10~11월 상장한 공모주 16개의 상장 이후 수익률도 이날 기준 평균적으로 18.47% 하락했다. 가장 크게 하락한 종목은 씨메스로, 공모가보다 거의 반 토막 났다.

공모주 청약도 인기가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4~5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 노머스와 닷밀은 각각 2.62대 1과 58.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엠오티와 에스켐은 희망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하기도 했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도 철회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이후에 본격적인 종목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면서 (공모주 시장이)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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