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1.5평 감옥… 가둬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입력 2017-04-14 13:5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나를 잊으면 나를 잃는다.

나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나를 가둔다.”

스스로 라푼젤이 된 사람들이 있다.

‘1.5평’의 독방.

잡념이 채워질 공간도, 잡념이 생길 소음도 없다.

강원도 홍천 시골마을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행복공장’.

행복공장이라는 의미가 난해하다는 생각을 하며 정문을 지나자 한 동의 건물이 보였다.

출입문 옆의 팻말. ‘내 안의 감옥’.

행복공장 안의 감옥이라… 역설적이다.

물론 우리가 아는 그 교도소, 감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릴레이 성찰 프로젝트-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이곳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독방이다.

감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잠시 속세(?)와의 인연을 끊어야 한다.

휴대폰은 물론 일상에서 사용했던 물건들은 갖고 들어갈 수 없다.

점심식사 후 독방으로 들어가면 다음 날 아침이 되어야 나올 수 있다.

그렇게 하룻밤을 오롯이 나와 함께한다.

좁은 공간에 나를 가두는 물리적 행위는 마음의 해방으로 이어진다.

거대한 감옥과도 같은 일상에서의 탈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들어가는 독방에서 갖는 성찰의 시간.

내 안의 감옥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행복공장 노지향 상임이사는 “지금까지 잘못했으니 하루 동안 감옥에 들어가 반성해보라는 게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하루치의 고요를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것”이라며 “너무 피곤한 사람은 잠을 자거나 멍때리기를 해도 좋고 명상이나 절을 할 수도 있으며 독방에 비치된 행복공장의 워크북에 따라 자기 인생 그래프를 그려 보거나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불행했던 순간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의 소회다.

“쉼 없이 살아야만 했던 나에게 성찰이라는 단어는 사치처럼 느껴졌다. 그러다가 독방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나 자신이 당황스러웠고, 왠지 한없이 눈물이 났다.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과거와 잿빛 같은 현재. 그동안 나를 위해 무엇을 했나? 이제부터 내 삶을 환하게 가꾸어야겠다.”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李대통령 “입틀막 당한 분 얼마나 억울했겠나…상상 못할 만큼 R&D 예산 늘렸다”
  • 쥐·진드기·들개·멧돼지 출몰…2025년 맞습니다 [해시태그]
  • 트럼프, 비만약 가격 인하 합의⋯월 부담 7만 원까지 깎았다
  • 日다카이치 신임 총리 “李 대통령, 문제의식 공감 가능한 리더”
  • 구글, AI 칩 ‘아이언우드’ 출시 임박⋯엔비디아 겨냥
  •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인사⋯정현호 부회장 물러나
  • 코스피 549개사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제출…핵심지표 준수율 55.3%
  • 내란특검, 조태용 전 국정원장 구속영장 청구⋯"증거인멸 우려"
  • 오늘의 상승종목

  • 11.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52,678,000
    • +1.05%
    • 이더리움
    • 5,152,000
    • +4.14%
    • 비트코인 캐시
    • 752,500
    • +3.79%
    • 리플
    • 3,464
    • +5.26%
    • 솔라나
    • 241,300
    • +3.92%
    • 에이다
    • 865
    • +6.92%
    • 트론
    • 436
    • +1.87%
    • 스텔라루멘
    • 431
    • +5.64%
    • 비트코인에스브이
    • 35,740
    • +4.02%
    • 체인링크
    • 23,500
    • +5.86%
    • 샌드박스
    • 303
    • +8.2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