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공을 칭송하는 시대에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표현을 찬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디서든 ‘나’라는 주제어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저자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삶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하게 된다. 이력서에 들어간 덕목과 조문에 들어갈 덕목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말이다. 현대인들은 이력서 덕목을 중시할 뿐 조문 덕목에는 별반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처음부터 이러하였던 것은 아니다. 금세기의 중반를 기점으로 해서 점점 더 이력서 덕목을 중시하는 시대가 펼쳐지기 시작하였으며 근래에는 조문 덕목에 신경을 써는 사람은 거의 없어지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작가는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가 2005년에 행한 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지적한 내용을 인용한다. “내가 즉각적으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내가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깊은 신념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내가 현존하는 가장 실제적이고, 생생하고, 중요한 사람이라는 신념 말입니다.” 이처럼 자기중심성은 오늘날 점점 더 도를 더해 가고 있다.
그러나 인간 역사의 대부분은 이른바 도덕적 실재론자들이 득세하였다. 그들은 인간은 지혜로운 자로 보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 모두가 ‘뒤틀린 목재’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인정해 왔다. “죄를 지으려는 경향이 우리 본성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 그 본성을 뿌리 뽑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은 인간 본성이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하나는 아담 I이고 다른 하나는 아담 II이다. 아담I은 커리어를 추구하고, 야망에 충실한 인간 본성을 말한다. 이것은 이력서에 담길 덕목을 중시하는 외적인 아담을 말한다. 이것은 무언가를 건설하고 창조하고 생산하고 발견하길 원하며 드높은 위상과 승리를 원한다. 반면에 아담 II는 내적인 아담으로 특정한 도덕적 자질을 구현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내적 인격을 갖추길 원하며, 옳고 그름에 대한 차분하지만 굳건한 분별력을 갖고 싶어 한다. 그는 선한 행동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우리의 행동은 아담 I에 의해 강하게 추진되지만 아담II를 굳건하게 갖추지 못하면 언젠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우리는 성공 가도를 힘차게 달리다가 불미스러운 선택으로 좌초하고 마는 사람들은 흔하게 보지 않는가. 이들의 실족은 아담II에 대한 소홀함에 빚어낸 비극이다.
이 책은 아담 II에 관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깊이 있는 인격을 갖출 수 있는 가를 다룬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일반적인 자기계발서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바로 케이스 스터디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다. 역사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몇몇 인물들이 어떻게 해서 강인하고 굳건한 인격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사례를 소개한다. 서문 1장 그리고 마지막 10장을 제외하면 모두 8개 장에는 아이젠하워 대통령, 마셜 국무장관,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 작가 새뮤얼 존슨 등 8인의 사례가 잘 정리되어 있다. 연말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하도록 도울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