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전의 일이다. 여의도에서 취재원을 만난 뒤 국회의사당으로 걸어들어가던 참이었다. 가늘었던 빗방울이 서서히 굵어지더니 거센 빗줄기로 바뀌었다. 국회 앞 도로는 금세 물바다가 됐고, 물살이 일기 시작했다. 운동화 속은 물이 차 철벅였고, 물에 빠졌다 건져진 사람처럼 바지는 허벅지까지 흠뻑 젖어버렸다. 우산은 무용지물이었고, 비에 젖은 생쥐꼴이 되기까진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몸이 찝찝한 건 둘째 치고 덜컥 겁이 났다. 무섭고 안타까운 장면들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폭우로 신림동 반지하에 살던 세
2025-06-2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