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하트 만들고 주먹인사로 교감…정부, 340억 투입해 국산 ‘피지컬 AI’ 모델 만든다

입력 2026-06-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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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홈로봇 ‘클로이드’가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내민 주먹에 주먹인사로 화답했다. 류 차관이 손하트를 만들자 눈이 하트 모양으로 바뀌더니 손으로 손하트를 따라 만들었다. 옆에 서 있던 로보티즈의 ‘AI 워커’는 택배 박스와 봉지를 구분해 다른 압력으로 집어 올렸다. 사람 손과 유사한 5개의 손가락을 유연하게 움직여 다양한 형태의 물건을 잡을 수 있다.

정부가 외산 의존도가 높았던 피지컬 AI 핵심기술 국산화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번 사업을 수행할 LG전자 컨소시엄에 정부는 2년간 총 340억원을 투입한다.

이날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은 “피지컬 AI는 현실 세계의 비정형 환경과 다양한 폼팩터에서 장기 복합 작업이 가능한 범용 행동 모델에 초저전력, 초저지연의 AI 반도체 등이 결합돼야 하는 고난이도의 기술”이라며 “테슬라,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와 중국의 로봇 기업들은 피지컬 AI 주도권 선점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국내 피지컬 AI 생태계는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대부분 외산에 의존해 왔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독자적인 월드모델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차세대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다. LG전자를 주관기관으로 마음AI, 홀리데이로보틱스, 로보티즈, 크라우드웍스, 알체라, KT, 한국과학기술원, 서울대학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등 10개 산학연이 참여한다.

이날 연구방향 발표를 맡은 김영준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장은 “글로벌 월드모델은 제조 환경에 대한 이해가 아직 떨어진다”며 “대한민국이 제조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기술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파이프라인이 100% 국산 기술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이번 과제의 목적”이라며 “1년 8개월 안에 최소기능제품(MVP)을 구현한 뒤 산업 현장에 빠르게 적용하고 반복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ISC동에서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의 손하트에 따라 LG전자의 클로이드가 손하트를 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ISC동에서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의 손하트에 따라 LG전자의 클로이드가 손하트를 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월드모델은 세상의 변화를 예측해 AI의 학습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로봇이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기 전 가상 환경에서 다양한 상황을 학습하고 검증하도록 돕는다. 대량의 합성데이터를 생성해 피지컬 AI 고도화를 지원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컨소시엄은 월드모델의 현실 시뮬레이션 성능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로의 전이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월드모델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실제 로봇의 최종 동작 성공률을 20%포인트(p) 이상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는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제시된 OpenGV랩의 14.5%p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를 위해 ‘월드모델 학습→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연계→실증·성능 평가→사례 분석·재학습’으로 이어지는 실증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 2년간 총 4차례 반복 검증을 거쳐 기술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최종 단계에서는 연구실을 넘어 실제 제조·물류 현장에서 실증을 수행해 사업화 가능성도 검증한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고도화된 범용 모델 구현을 위해선 고품질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현실에서 수집하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 부담이 있다”며 “이에 대량의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고 가상 세계에서 현실의 물리 법칙을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월드모델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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