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방산·정비 잇는 김동관式 원팀 전략 본격화
美 MRO 정조준, 방산 수직계열화 ‘마지막 퍼즐’
수주 넘어 '장기 유지보수' 안정적 캐시카우 확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조선과 방산, 에너지를 묶는 ‘원팀 전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화가 해양 방산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함정을 만드는 한화오션, 무기체계를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선박 엔진 전문회사 한화엔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건조-추진기관-유지·보수·정비(MRO)’로 이어지는 해양 방산 수직계열화 구조를 완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엔진과 MRO 기능까지 결합될 경우 조선과 방산 시너지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 [단독] 한화엔진, AM 떼고 방산 붙인다…그룹 사업 재편 착수)
9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부품·장비 공급을 담당하는 기자재사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일부 엔진·추진 관련 기능을 한화엔진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그룹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한화엔진은 선박 추진 엔진 전문회사다.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컨테이너선용 저속 엔진이 주력이었지만 하반기부터 4행정 중속엔진 생산에 본격 나서며 군함·특수선·발전 설비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주력 사업이었던 선박용 2행정 저속엔진을 넘어 군함과 발전 설비에 활용되는 중속엔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신규 공장을 통해 연간 900MW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며 향후 함정 추진기관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DC) 전력 공급용 엔진 시장 진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각국 해군의 전력 체계 고도화와 친환경 함정 수요 증가로 중속 엔진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한화엔진이 향후 함정 추진기관과 유지보수 역량까지 확보할 경우 그룹 해양 방산 밸류체인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화 방산 사업은 계열사별 역할이 비교적 명확하게 나뉘어 있다. △함정 건조(한화오션) △무기체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추진기관(한화엔진)으로 역할이 분산돼 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과 구축함, 호위함, 특수선 등 해양 플랫폼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미 해군 MRO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한화오션은 미국 현지 조선사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MRO 시장 진입 기반을 넓히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 가장 강한 잠수함 건조 역량을 보유한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장보고-III 잠수함 사업 등 한국형 잠수함 개발 경험도 갖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K239) 다연장로켓, 항공엔진 등을 중심으로 육상·항공 방산 사업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한화 방산 경쟁력을 이끄는 핵심 계열사로 평가받는다.
한화는 조선과 방산 사업을 별도로 운영하기보다 통합된 해양 방산 플랫폼으로 키우려 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방산업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에는 단순 함정 건조보다 유지보수와 개조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함정 운용 기간이 길어지면서 장기 유지보수 계약과 부품 공급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방산 기업들 역시 플랫폼과 추진체, 유지보수 기능을 함께 운영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미 해군 MRO 시장 확대 전략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함정을 건조하는 수준을 넘어 엔진 공급과 유지보수까지 맡게 되면 그룹 차원의 수익 구조가 한층 안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