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미지급·정규직 고용 승계 숙제…인수가보다 ‘정상화 비용’ 부담

김홍국 회장이 이끄는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익스프레스)를 품으며 온·오프라인 유통 사업 확대에 본격 고삐를 당긴다. 전국 290여개 점포와 퀵커머스 인프라를 확보한 익스프레스 인수로 신성장 동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인수 후 과제도 만만치 않아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NS홈쇼핑은 현재 익스프레스의 주요 납품업체 대상으로 ‘지급보증’ 제공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익스프레스는 모회사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여파로 상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납품업체에 대한 물품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진열대가 빈 매장이 늘어나는 등 정상 영업이 힘든 상황. NS홈쇼핑은 인수대금 납입·영업 양수도 절차가 마무리되는 즉시 ‘영업 정상화’를 하려면 납품업체 신뢰 회복 및 재고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인수 이후 발생할 ‘비용’이다. NS홈쇼핑은 익스프레스를 약 1200억원에 인수, 애초 시장 예상가보다 낮은 가격에 품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인수 가격보다 이후 ‘정상화 비용’이 더 큰 부담일 것이란 우려다. 당장 일부 채무 인수, 납품대금 지급보증 문제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미납한 임대료 부담도 추가될 수 있다. 인수가는 낮았지만, 실제 투입해야 할 비용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는 셈이다.
고용 문제도 부담스럽다. 홈플러스는 2019년 유통업계 최초로 무기계약직 직원 전원을 조건 없이 정규직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익스프레스 직원 상당수도 정규직이다. NS홈쇼핑이 고용 승계를 할 경우 인건비를 고정비로 반영해야 한다. 홈플러스 노조는 인수 과정에서 고용 보장, 처우 보장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향후 구조조정이나 조직 재편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시장 경쟁’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현재 SSM 시장은 GS더프레시가 589개 점포를 운영하며 1위디ㅏ. 롯데슈퍼,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익스프레스보다 점포 수는 적지만 안정적 운영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은 상권 분석, 점포 운영, 상품 관리 등 홈쇼핑과는 다른 경영 기법이 필요해, 인수 자체가 곧바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며 “SSM 시장도 이미 경쟁 구도가 치열한 만큼, NS홈쇼핑 인수 이후 매출 성장과 시장 점유율 확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하림그룹과 NS홈쇼핑은 익스프레스 인수를 확고한 신성장 기회로 본다. 핵심은 식품 경쟁력과 온·오프라인 시너지다. 농수산홈쇼핑이 전신인 NS홈쇼핑은 방송법상 전체 방송 편성의 60% 이상을 농수축산물·식품으로 채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식품전문 협력사와 상품 소싱 역량을 꾸준히 축적해왔다. 여기에 익스프레스 전국 점포망을 확보하면 식품 분야 채널 시너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익스프레스의 퀵커머스 인프라는 NS홈쇼핑이 탐내는 경쟁력이다. 상당수 점포가 도심권에 있고 1시간 내외 즉시배송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식품은 고객에게 ‘오감’ 만족을 드려야 하는데 홈쇼핑에선 이런 부분이 다소 부족하다”며 “익스프레스를 통해 고객 경험을 높여 재구매로 이어지는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식품 협력사에도 이득이 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의 자체 물량 소화 능력 때문에 협력사 제품 풀이 제한적인 측면이 있다”며 “익스프레스가 보유한 다양한 식품 거래선을 활용하면 상품군 확대와 협력사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SSM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하림그룹이 추진해온 ‘식품 중심 밸류체인’ 구축의 핵심 퍼즐 조각이 맞춰진다는 평가다. 다만 기대한 시너지가 현실화되려면 앞서 언급한 각종 리스크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