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돌아온 조선 사당 '관월당'⋯日서 韓으로 귀환했다

입력 2025-06-24 07:4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23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관월당’ 부재를 한국으로 정식 양도하는 기증협약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하는 관계자들의 모습. 왼쪽부터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김정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 (국가유산청)
▲23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관월당’ 부재를 한국으로 정식 양도하는 기증협약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하는 관계자들의 모습. 왼쪽부터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김정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 (국가유산청)

조선 후기 왕실 사당 건축물로 추정되는 관월당(觀月堂)이 일본으로 반출된 지 약 10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24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관월당은 전날 일본 가마쿠라시에 있는 사찰인 고덕원과 양도 약정을 체결한 뒤 해당 건축물의 부재(部材 : 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여러 가지 재료)를 정식 이관받았다. 해외에 있는 건축물 전체가 국내에 다시 들어온 건 처음이다.

이번 반환은 고덕원 주지 사토 다카오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그는 "최적의 보존을 위해서는 관월당을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해 기증을 선뜻 결정하게 됐다"라며 "관월당의 지난 100년간 고덕원에서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도 기억하면서 앞으로 한국 내 적절한 장소에서 그 본래의 가치를 온전히 회복하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가마쿠라시에 있는 사찰인 고덕원에 있는 관월당의 모습. (국가유산청)
▲일본 가마쿠라시에 있는 사찰인 고덕원에 있는 관월당의 모습. (국가유산청)

관월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목조건물이다. 왕실 사당 양식을 갖춘 희귀 유산이다. 1924년 조선식산은행이 일본 재계 인사에게 증여한 후 도쿄와 가마쿠라를 거쳐 고덕원 경내에 자리했다. 이후 지금까지 관음보살 기도처로 활용됐다.

조사 결과 관월당은 대군급 왕실 사당의 형식을 보인다. 궁궐이나 궁가 건축에 쓰이는 여러 의장 요소를 갖추고 있다. 특히 기와에 사용된 용문(龍文)의 경우 궁궐 또는 왕실과 관련된 건축적 요소를 보여준다.

한편 해체 과정에서 관월당은 일본으로 반출된 후 양식과 구조 측면에서 일부 변형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에서 채석할 수 있는 안산암·응회암 등이 기단에 사용됐고, 벽체에는 화방벽이 설치되었으며, 지붕 구조도 덧지붕 형태로 변했다. 이 같은 변형은 조선시대 건물 중 찾아보기 어려워 일본으로 건너온 후 도쿄에서 가마쿠라로 옮겨 세우는 과정에서 새롭게 조성됐을 거라는 게 국가유산청의 설명이다.

또 관월당은 비교적 간단한 목가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내부에는 화려하고도 격식 있는 의장을 추구한 18∼19세기경의 왕실 관련 사당 건축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당시 건립 관련 자료가 발견되지 않아 아직 건물의 원래 명칭, 조선에서의 위치 등에 관한 내용은 향후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갈 과제로 남아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관월당의 귀환은 오랜 기간에 걸친 협의와 한일 양국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뜻깊은 성과"라며 "소장자의 진정성 있는 기증과 한일 양국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이는 문화유산을 매개로 상호 존중과 공감의 가치를 실현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주 소재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 보관 중인 관월당 부재 (국가유산청)
▲파주 소재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 보관 중인 관월당 부재 (국가유산청)

일본에서 해체되어 국내 반입된 관월당 부재는 현재 파주에 있는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향후 국내 전문 인력에 의한 수리 작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평당 4600만원대 진입"…끝 모를 서울 분양가 상승세
  • 제헌절과 공휴일, 재회 기대감 [해시태그]
  • 모수개혁은 한계, 통합적 구조개혁 필요 [다시 연금개혁]
  • "7~8월 누진세 구간 완화"…여름 전기요금 폭탄 면할까
  • 소버린 AI, ‘자립’에서 ‘확장’으로⋯글로벌 기술패권 노린다 [이재명표 AI 전략]
  • 또 김밥, 또 계란…반복되는 여름 식중독 사고 [해시태그]
  • 12만 달러 뚫은 비트코인, 숨 고르기…연말 15만 달러 조준 [Bit코인]
  • '불꽃야구' 성남고 2차전, 문교원의 짜릿한 역전타
  • 오늘의 상승종목

  • 07.1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59,743,000
    • -4.14%
    • 이더리움
    • 4,075,000
    • -1.19%
    • 비트코인 캐시
    • 670,500
    • -4.62%
    • 리플
    • 3,917
    • -2.39%
    • 솔라나
    • 219,000
    • -3.14%
    • 에이다
    • 990
    • -3.88%
    • 트론
    • 409
    • -0.24%
    • 스텔라루멘
    • 613
    • -7.12%
    • 비트코인에스브이
    • 35,250
    • -3.9%
    • 체인링크
    • 21,160
    • -3.33%
    • 샌드박스
    • 411
    • -7.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