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소버린 AI(AI 주권)를 강조해온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지명하며 인공지능(AI) 산업을 정권 핵심 국정과제이자 국가 주도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AI 3대 강국 진입이라는 이재명 정부의 전략 목표를 현실화할 실행형 인물로 배 후보자를 낙점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민간 기업 출신의 기술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이번 인사는 이 정부가 표방한 ‘현장 중심·실행 중심’ 과학기술 전략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 산업훈장을 받은 분”이라며 “AI 3대 강국을 위해 어렵게 모신 분으로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기술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 후보자는 국내 대표 민간 초거대 AI 연구기관인 LG AI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엑사원’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앞장서 온 실무형 전문가다. 엑사원 3.5는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가 지난 4월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서 우리나라 AI로는 유일하게 포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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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학계 중심의 전통적 과기정통부 인사에서 탈피해 민간 기술 리더를 수장으로 지명한 것은 현장 기반의 AI 기술 경쟁력 확보를 국가 전략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실 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을 임명했다. 하 수석은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 개발을 총괄한 인물이다. 이번 배 후보자 지명까지 이어지면서 현장 기술자 출신이 청와대와 주무부처 양 축을 동시에 이끄는 구도가 형성됐다.
이는 단순한 상징적 인사를 넘어, AI 전략의 실질적 정책 실행과 산업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정부의 인사 철학을 보여준다. 특히 소버린 AI를 전략 기조로 명확히 천명한 만큼 정부가 기존의 규제·지원 혼합형 정책에서 탈피해 보다 실행 중심의 기술·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배 후보자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인재 확보, GPU 클러스터 구축, 생태계 인프라 설계 등 AI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실질적 경험을 가진 보기 드문 전문가”라며 “정책 설계와 현장 사이의 괴리를 줄이고 실행력 중심의 AI 전략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