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불확실성 위해 ‘2주’ 언급
“2주가 최대치”라며 인내심 고갈 시사했단 해석도

이란에 미국의 개입을 결정하기까지 최대 2주의 시간을 주겠다고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틀 만에 이란 핵시설 공습을 결정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충격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공습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베드민스터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는데, 시간 흐름을 감안하면 이 회의에서 공격 감행을 최종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작전은 극비로 이뤄졌고 공습 결정 이후 몇 시간 만에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 지하 핵시설에 최소 5개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했다. 미국의 잠수함은 이스파한과 나탄즈 핵시설을 향해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30여발을 발사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타격한 13일 직후엔 트럼프 대통령도 양국의 충돌 상황에 개입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의 고문들도 중동 분쟁에 휘말리는 상황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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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 계획을 승인하고 최종 명령만을 보류했을 때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위 당국자는 “주초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으로 나아갈 신호를 보내면서 다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란과의 직접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면서 공격 결정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자신의 의도나 (공습)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려고 하면서 정세가 급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이란에 외교적 교섭 시간을 2주 주겠다고 한 뒤 20일에는 “2주는 최대치”라며 인내심이 고갈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후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은 이제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의 공격은 훨씬 강력하고 쉬울 것”이라고 추가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공격 계획을 주도한 설계자는 댄 케인 합참의장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에서 “완전히 파괴한 엄청난 군사적 성공”이라고 평가한 것과 달리 실제 이란의 핵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위 당국자는 “아침이 돼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제거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