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우려했던 AMPC도 사실상 현행 유지
R&D 인력 채용 시작⋯차세대 기술 경쟁 본격화

SK온이 미국 공장의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분기 흑자 전환을 노린다.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인력 확충에도 박차를 가한다.
19일 KB증권에 따르면 SK온의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률은 3~4월 100%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고객사인 현대차·기아의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SK온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일부 고객사가 생산 계획을 축소하자,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에 맞춰 생산 라인 전환에 나선 바 있다. 현재 전체 생산 라인의 약 75%가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5월 미국에서 총 4만8838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11.2%)을 기록했다.
배터리 생산이 늘어난다는 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도 확대된다는 의미다. IRA의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 1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IRA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점은 변수지만,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IRA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7500달러가 연말 종료되는 만큼 연말까지 미국 생산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 버팀목인 AMPC도 상원에서 발의된 초안대로라면 현행 수준의 혜택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원안은 AMPC 종료 시점을 기존 2032년에서 2031년으로 1년 앞당겼으나, 상원안에서는 일부 품목에 대해 종료 시점을 원상복구했다. 이에 따라 SK온의 예상 AMPC 수령액도 20조9000억 원에서 22조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R&D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SK온은 현재 전고체 배터리용 황화물 및 고분자 전해질 소재 개발, 차세대 배터리 및 건식 전극 공정 개발 등을 위한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 사장도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특강에서 “배터리 산업의 미래는 기술 인재에 달려 있다”며 “CEO 취임 후 연구개발과 생산 인력을 핵심축으로 삼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