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 교전 격화에 호르무즈 해협을 피하는 선주들이 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습한 이후 교전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세계 석유 운송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석유업계 불안감도 높아졌다.
세계 최대 해운협회인 빔코(BIMCO)에 따르면 선주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수가 감소하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운송의 요충지 중 하나로 세계 석유의 20%가 통과하는 해상 통로다. 또한 석유 운송과 함께 글로벌 컨테이너 무역의 핵심지로 봉쇄 시에는 글로벌 에너지·물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보통 빔코는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 같은 핵심 요충지는 물론 특정 지역을 피해 운행되지 않도록 권고한다. 일시적으로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운항하게 될 경우 공급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운송비가 오르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도 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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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양국의 교전이 확산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향해 “쉬운 표적”이라며 위협을 더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야콥 라르센 빔코 회장은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향해하는 선박 수는 적당히 감소하고 있다”면서 “상황과 위험 감수성은 선주마다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더 어려워지더라도 운송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라르센 회장은 “안보 위협이 고조되면 운임과 임금이 상승해 위험 지역이라도 통과를 감수할 경제적 유인이 된다”며 “이러한 역학 아래 수세기 동안의 분쟁과 전쟁 속에서도 세계 무역이 지탱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전 양상에 따라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보험 중개업체 맥길의 데이비드 스미스는 “당분간은 눈에 띄는 증가 없이 해운 보험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겠지만, 상황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로도 운임은 급등한 상황이다. 리서치 회사 케이플러의 전날 발표에 따르면 중동 걸프 유조선의 중국으로의 운임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13일 배럴당 1.67달러로 24% 급등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컨테이너 운송업체 하팍로이드의 대변인도 “현재 수로를 지나는 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상황은 매우 짧은 시간 내에도 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