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소비자·근원물가 1%대 후반 예상…미 관세 등 불확실성 상존”
“물가, 부동산 시장 양극화 구조개혁 통해 물가안정 방안 모색해야”
한국은행이 높아진 물가 수준, 부동산 시장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통구조 개선 등 구조개혁을 통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통해 “하반기 중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모두 1%대 후반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예상치는 모두 1.9%다.


한은은 “가공식품 등 필수 소비재 가격 인상은 지난해 이후 누적된 수입 원자재가격, 환율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부분의 영향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다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던 시기에 가공식품 가격이 다수 인상되면서 가계의 소비심리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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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우리나라의 필수재 물가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한다고 조명했다. 2023년 기준 의류(161), 식료품(156), 주거비(123) 물가수준은 OECD 평균치인 100을 상회했다.
한은은 생활물가 상승으로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생활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 “팬데믹 이후 장기간 이어진 고인플레이션으로 실질구매력이 감소하면서 가계의 부담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2021년 이후 가계의 근로소득(명목구매력)이 높은 물가상승률을 상쇄할 정도로 충분히 증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21년부터 올해 1분기 중 평균 실질구매력 증가율은 2.2%로 팬데믹 이전인 2012~2019년 3.4%보다 낮아졌다.
한은 “가공식품 등 생활물가 수준 상승으로 취약가계의 부담이 크게 높아져 있는 현실을 감안해 단기적으로는 할당관세 등을 통해 농산물 등 수입원재료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은이 2013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과 전국간 주택 가격 상승폭 차이는 69.4%포인트(p)로 중국49.8%p, 일본 28.1%p, 캐나다24.5%p 보다 컸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주택가격 양극화는 팬데믹 회복 국면에서 잠시 주춤했다가 2023년 이후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양극화의 원인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경제력 격차 확대, 수도권 인구 집중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과거 주택경기 부양 정책이 맞물리면서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지역내총생산(GRDP) 중 수도권 비중은 증가하면서 2023년 무렵에 53%까지 확대했다.
한은은 비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이 약세를 보인 배경으로 “청년층 인구유출로 비수도권의 주택수요가 기조적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주기적인 주택경기 부양에 따른 전국적인 공급확대가 비수도권 주택 공급과잉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양극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단기정책과 구조개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단기적으로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대출규제 등 맞춤형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가계대출의 수도권 쏠림을 억제하는 한편 지역 부실사업장에 대한 PF구조조정 등을 통해 비수도권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지역 거점도시 육성 등을 통해 비수도권에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과도한 지역간 불균형을 완화하고, 수도권 인구집중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