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관계자와 간담회 개최
가사관리사들은 대체로 만족…“어려움 없었다”
비용 문제 지속…“본사업 전환은 어려운 상황”

서울시가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보완점을 마련하기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 시와 고용노동부 등은 외국인 가사관리사가 양육자들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본 사업으로의 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서울시는 17일 오전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2025 외국인 가사관리사 관계자 간담회’를 열고 가사관리사의 애로사항을 듣고 관계자와 사업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시‧고용노동부 관계자와 필리핀인 가사관리사, 가사관리사 서비스 업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시는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올해 3월부터는 민간업체 자율운영 방식으로 연장사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86명의 가사관리사가 143개 가정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초고령사회를 맞이해 외국인력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라며 “이주노동자의 권익, 인권 보호, 체류 불안 해소를 위해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당연할 우리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12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주축이 돼 ‘필리핀 돌봄노동자의 목소리’를 주제로 열렸던 토론회와 시정질문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에 대한 △30시간 근무 미보장 △업무 범위 문제 △체류 불안 문제 등이 제기됐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외국인 가사관리사들은 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언어 문제’ 정도를 제외하고는 근무 여건, 거주 환경, 고객 가정의 응대 등에서 모두 만족감을 느낀다고 답한 것이다. 앞선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자스민 에리카는 “한국에서 근무한 지 10개월 정도 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돼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세 가정에서 근무했는데 아직까지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가사관리사들의 높은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본사업 전환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돌봄 비용 부담 완화’라는 당초 도입 목적과 달리 비용이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인 가사관리사 이용요금은 시간당 1만6800원으로, 하루 4시간 주 5일 이용을 기준으로 매달 약 146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사업 초기 서비스 신청 가구의 40%가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 집중되며 사업 취지와 다르게 운영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은숙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도입했을 때 취지를 고려하면 돌봄 비용 부담 완화와 관련된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라며 “현재 상황에서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본사업 전환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사관리사 서비스 업체 대표들은 가사관리사 업계 전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지원 확대 등을 과제로 지목했다.
이봉재 홈스토리 생활 공동대표는 “(가사관리사에 대한) 제도와 사회적 인식, 국가적 지원이 많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라 생각한다”라며 “가사근로자들에 대한 대우가 전체적으로 좋아져야 할 거라는 사회적 필요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돌봄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서울시와 법무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 미적용 외국인 가사사용인’ 시범사업은 아직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 실장은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에서 현재 준비 단계를 거치고 있는데 현장 호응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앞으로 법무부가 어떻게 결정할지 최종적으로 그 부분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